이창용 "가계부채, 미시조정이 먼저…통화정책은 다음"[일문일답]

남주현 기자 2023. 10. 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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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금통워 6연속 금리 '동결'
물가·경기·가계부채 불확실 높아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0.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가계부채 문제는 미시적 정책으로 해보고 안되면 금리로 해야하는데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

이창용 총재는 19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가계부채를) GDP 아래로 내려야 한다는 점은 정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해결 방법에 대해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3.5%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지난 2월 이후 6차례 연속 동결이다. 물가와 성장, 가계부채 딜레마에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따른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높아진 결과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지금 기준금리가 긴축적인 수준이라고 보나

"중립금리 등을 보면 긴축적이다. 기업대출이 늘어났다고 금리 수준이 긴축적이지 않다고 결론내리기 어렵다. 실물 경제를 봐야 한다. 물가가 지금 하향으로 움직이는 이런 기조를 볼 때는 통화정책이 긴축 수준에 있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좀 더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지켜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동 사태에 대해 어떻게 보나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대해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예단하기 어렵다. 앞으로 몇 주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그렇지만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지금 저희 상황을 봤을 때 저희가 8월에 예측했던 물가의 하락 경로, 그 경로보다는 속도가 좀 늦어지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다. 물가 속도가 8월에 예측했던 것보다 지금 좀 늦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중립금리 상향 가능성에 대한 생각은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선진국 금리는 오히려 더 올라가면 이것의 영향을 어떻게 받을 건지 그것에 대해서 좀 더 이론적으로 보고 방향을 봐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게 마치 지금 몇 개월 사이에 중립금리를 내림으로써 통화정책 완화로 가려고 시그널을 준 것 아니냐는 반응에 놀랬다. 이것은 지금 과도한 반응이라고 생각하고 중장기 문제와 단기 문제는 좀 구별을 했으면 좋겠다."

-내년 중국 성장률을 4.5%로 보는 이유는

"인베스트먼트 뱅크들이나 전반적인 중국 성장률의 내년도 전망치는 평균치가 4.5% 로 IMF의 4.2%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좀 낮은 수준이다. 경기 부양정책을 좀 하고 이번 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좀 높게 나와서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지 봐야 한다."

-시장에서는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 전망한다

"이번 금리를 3.5%에서 동결한 가장 큰 원인은 성장경로, 물가경로, 가계부채 추이, 이런 것들에 대한 여러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원 여섯 분 중에서 한 분은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나머지 다섯 분은 물가 상승 압력이 더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8월 통화정책방향시보다 긴축 강도를 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고 보시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된다고 했다."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4.9%를 돌파했는데

"많은 분들은 미국의 재정적자가 6% 이상으로 계속 유지되고 있고, 장기채권을 계속 발행해야 되니까 공급과 수요가 차이가 나면서 있는 이런 펀딩 문제가 있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간다 이렇게 보고 있다. 이번 주에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 중동에 가서 우크라이나나 중동에 대해서 전비를 좀 지원하겠다는 말을 하니까 재정적자 우려가 되면서 다시 뛰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거의 끝나간다고 언급하신 구체적인 근거는

"이번에 금리를 올리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작년에 비해서는 이라는 의미. 작년에는 금리를 물가 상승이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에 가속적으로 올리는 상황에서 지금은 올려도 시장에서 지금 생각하듯이 포즈하거나 올리면 한 번 정도 올리지 않겠느냐 이런 기대가 많이 있다는 면에서 금리 인상 기조가 가속화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안정되는 그런 국면이라는 말이다."

-9월 물가가 우리나라와 미국이 모두 3.7%로 같아졌다

"미국이 9%대 인플레이션까지 올라갔다 내려오고 저희는 6.3%에서 내려오고 있다. 예상치를 보면 목표 수준 2%로 수렴하는 시기를 보면 저희가 미국보다 빠를 것."

-금통위원 중 5명이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둔다고 했는데

"다섯 분은 지금 열어 두고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물가 상승 목표 수준에 수렴하는 것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열어둬야 된다 할 때라고 봤다."

- 언제쯤 GDP 갭이 플러스가 될 것으로 보나

"8월 성장률 전망처럼 1.4%에서 2.2%로 갈 경우 GDP 갭이 연말 정도나 0이 되는 것으로 걸로 알고 있다. 새로운 수정치가 나오면 그걸 보고 판단해야 될 것 같다."

-부동산 연착륙 중인가

"상반기에 부동산 가격이 시가로 했을 때 15%정도 떨어져서 제가 그 표현을 연착륙이라고 한 것이 20~30% 떨어져서 크게 갑자기 많은 문제가 생기는 것을 피한 것은 사실. 수도권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갔지만,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가격만 갖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비은행 금융기관 불안의 잠재요인이 남아 있다고 했는데

"정부가 대주단을 이끌어서 여러 가지 한 200여 개 되는 부동산PF 중에서 한 10%정도는 조용하게 구조조정을 했다. 아주 큰 시장 충격없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고, 지금 금리도 상당 기간 앞으로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금리 부담으로 인한 부동산PF 문제는 조금씩 나타날 수 있을 것."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긴축 높여야 되는 거 아닌가

"작년 이맘때 쯤이면 미국이 금리를 75bp씩 네 번 연속으로 올릴 때다. 반면에 지금은 미국도 인플레가 지금 3.7%로 내려가졌고 금리도 더 안 올릴 거냐 이런 논의를 하고 있고, 물가, 환율, 금리 이런 것들이 가속화된 국면에서 지금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이 많아졌다는 차이가 난다. 또 부동산 경착륙을 막 걱정하던 때에서 지금은 오히려 부동산 경착륙은 조금 위험은 줄어든 반면에 PF라든지 가계부채라든지 이런 것들을 어떻게 잘 관리할 거냐는 국면으로 바뀌었다."

- 한미 금리차 언제까지 유지

"금리차 자체는 정책 목표가 될 수 없다. 금리 차가 지금 2% 벌어진 것을 1%로 다시 줄여야만 안전하다, 그런 이론은 없는 것 같다.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될 것 같다."

-현재 금리가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할 수준인가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부동산하고 연관된 것이 더 많아서 결국 부동산 가격에 대한 문제다. 하지만 통화정책이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변화할 건지를 타깃으로 해서는 안 된다. 다만,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점진적으로 GDP대비로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한은이 통화정책을 너무 느슨하게 해서 통화정책으로 인해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물가 상향 전망치 시사는 이·팔 전쟁 반영했나

"하마스 이전에도 유가가 많이 올랐다. 유가가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올랐다."

-추가 인상 가능성 기회 놓쳤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 기회를 놓쳤다고 이렇게 선제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통화정책을 데이터 기반으로 하지 않고, 그냥 시점에 따라서 하는 건가, 이렇게 반박하고 싶다. 하마스나 중동사태로 저희의 물가 예상 경로에서 벗어날 경우 금통위원 다섯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금리 인상을 굉장히 심각하게 고려하고 갈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된다. 가계부채도 일단은 지금은 미시 정책으로 보고, 가계부채가 더 크게 늘어난다면 그때는 거시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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