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제재에 이틀 새 엔비디아 주가 8%, ASML 4% 넘게 하락… “대안 마련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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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막기 위해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도미노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의 새 조치가 발표된 후 이틀간 중국에 인공지능(AI) 칩을 공급해 온 엔비디아 주가는 8.68% 급락했고,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노광장비 시장을 장악해 '슈퍼 을(乙)'이라 불리는 네덜란드 업체 ASML 주가는 4.1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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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매출 46%, 中서 나와... 중장기 악영향 예상”
업계 “28나노용 DUV 수출 막힐 듯”
엔비디아도 中 수출용 칩 재개발 전망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막기 위해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도미노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의 새 조치가 발표된 후 이틀간 중국에 인공지능(AI) 칩을 공급해 온 엔비디아 주가는 8.68% 급락했고,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노광장비 시장을 장악해 ‘슈퍼 을(乙)’이라 불리는 네덜란드 업체 ASML 주가는 4.17% 하락했다. 중국 수출길이 더 좁아진 반도체 업체들은 중장기 실적 악화를 우려하며 대안 마련에 바빠졌다.
ASML은 지난 18일 올해 3분기 매출 67억유로(약 9조5000억원) 중 46%가 중국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에 수출하는 물량의 10~15%가 미국발 새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일본과 함께 대중국 규제에 동참하고 있다. 로저 다센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 물량은 증가한 반면 다른 (국가) 고객들은 반도체 산업 불황으로 장비 지출을 줄이면서 주문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ASML은 “새 규제가 당장 올해 재무 전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일부 지역에서 매출액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상대적으로 구형인 장비를 수출하게 돼 총이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ASML의 DUV(심자외선) 노광장비 중 28나노미터(1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 생산에 사용되는 제품까지 이번 수출 통제 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ASML 측은 “미국의 새로운 지침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 상무부 측은 이번 조치를 두고 작년 10월 규제에 더해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활용해 군사 목적의 슈퍼컴퓨터 등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으로 상무부는 이 규정을 매년 1회 이상 업데이트해 규제 허점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용으로 만든 A800과 H800 칩마저도 중국에 팔지 못하게 됐다. 그간 엔비디아는 첨단 AI 칩 A100·H100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데이터 처리 속도가 10~30% 낮은 A800과 H800 칩을 개발해 중국 기업에 공급해 왔다.
이번 발표 후 엔비디아는 “우리 제품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를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재무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업계는 중국 매출 의존도가 20% 이상인 엔비디아가 대안을 빠르게 마련하지 않으면 사업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에 엔비디아가 새로운 수출 규제에 부합하는 중국 수출용 GPU(그래픽처리장치) 칩을 다시 만들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향후 첨단이 아닌 구형 반도체의 중국발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ASML은 현재 디지털 전환을 거치고 있는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수요 대부분이 미국의 대중 제재에 포함되지 않는 구식 공정 반도체에 속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업계 전문가 대부분은 이번 조치로 중국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도니 텐 연구원은 “당장 중국 기업들이 ASML의 DUV 장비를 수입하지 못하면 중국의 28나노 반도체 확장 계획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더 큰 불확실성에 휩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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