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일하면 게을러진다? “ 타인에 일 떠넘기는 ‘사회적 태만’ 발생”
인간이 로봇과 함께 일 할 때 무의식적으로 더 게을러지고 자기 몫을 다 하지 않는 경향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베를린 공대 연구진은 44명의 성인을 모집해 로봇과 함께 일 하는 그룹과 개인이 혼자서 근무하는 그룹을 나눠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로봇과 함께 일하는 그룹의 경우 실제로 로봇이 옆에 있지는 않지만 옆 방에서 로봇이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실제로는 두 그룹에게 똑 같은 전자기판을 주고 오류를 점검하도록 했다. 실험용 전자기판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오류를 찾아내기 어려운 수준으로, 각각 5개의 오류를 가지고 있었다.
실험 초반에 두 그룹은 일 하는 속도와 정확도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로봇과 함께 일하는 그룹은 점검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정확도는 떨어졌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의 집중도를 분석하기 위해 전자기판에 시각 추적장치를 설치, 얼마나 오랫동안 오류부위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지 측정했는데 이 수치도 로봇과 함께 일하는 그룹은 점차 낮아졌다. 로봇과 일하는 그룹은 먼저 로봇이 검수를 진행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오류 사항 몇 가지를 표기한 기판을 받게 되었는데, 실험자가 이를 통해 ‘로봇이 오류를 잘 잡아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두 그룹은 실험 후 모두 기판을 면밀히 검토했고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고 답했지만 혼자 일한 그룹은 5개의 오류 중 평균 4.2개를 찾아낸 반면 로봇과 같인 일한 참가자들은 3.3개 발견하는데 그쳤다.
연구진은 앞선 관련 연구에서는 이처럼 집단으로 일 할 때 타인에게 일을 떠넘기는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 현상이 인간과 인간간의 상호관계에서보다 인간과 로봇간 상호관계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로봇과 일 할 경우 자신의 행동을 누군가가 지켜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돼 더 마음놓고 태만해진다는 것이다. 공저자인 카틀린 리처드슨 박사는 “사회적 태만은 인간 동료들 간에 흔히 발생하는 문제”라며 “로봇과 함께 하는 업무의 효율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로봇을 동료가 아닌 도구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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