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예정지 이장에 뒷돈 준 대명그룹 장녀, 2심서 "물의 일으켜 죄송"

변호인 "벌금형 선고를" vs 검찰 "항소 기각을"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사업예정지 마을이장에게 뒷돈을 건넨 박춘희 대명소노그룹 회장의 장녀 서경선 레드스톤에스테이트 대표이사(44·전 제주동물테마파크 대표이사)가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서 대표이사는 19일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 심리로 열린 배임증재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었는데 이 사건으로 오히려 많은 물의를 일으킨 점 정말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 대표이사의 변호인도 최후 변론을 통해 "피고인은 이 사건으로 마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 대해 뼈 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며 "공동 피고인(마을이장)에게 1800만원을 건넨 부분에 대해서는 항소심에 이르러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해 달라"고 했다.

변호인은 또 "다만 해당 공동 피고인에게 변호사 선임료 950만원을 건넨 부분의 경우 개인적인 안타까움과 사업시행자로서의 도의적 책임에 의한 것일 뿐 업무 관련성이 없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검찰은 재판부를 향해 서 대표이사의 항소를 기각해 달라며 맞섰다.

선고는 10월말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서 대표이사와 전 제주동물테마파크 사내이사 서모씨(52),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이장 정모씨(53) 등 3명이다.

이들은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 추진에 유리한 쪽으로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2019년 5월29일·6월21일·7월9일 세 차례에 걸쳐 총 1800만원을 주고받았다. 이후 이들은 2019년 7월26일 마을회의 공식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주민 동의 절차 없이 7억원의 마을발전기금 조성을 조건으로 사업에 동의하는 내용의 '지역상생방안 실현을 위한 상호협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2020년 3월20일·4월14일 두 차례에 걸쳐 정씨의 변호사 선임료 총 95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원심에서 나란히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원심 판결에 사실 오인, 법리 오해, 양형 부당의 잘못이 있다며 항소장을 냈다.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은 선흘2리 약 5만8000㎡ 부지에 국내 최초 드라이빙 사파리와 글램핑(60동), 호텔(76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추진되다 승마 중심의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내용으로 변경된 상태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