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 적자사업 털고 150억 실탄 확보...전기차·배터리 소재 신사업 ‘올인’
우유팩 사업중단...年50억 이익 추가
글로벌 공급부족 심한 ‘커패시터 필름’
생산 수율 높이고 신라인 증설 추진
2차전지 전극용 필름도 공급 초읽기
19일 삼영은 구미공장 토지와 건물을 12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삼영의 사업보고서 기준 이 토지의 공시지가는 약 49억9000만원이다. 해당 공장의 노후화를 감안할 때 공시지가 대비 2.4배 이상 가격으로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다.
이와 함께 삼영은 우유팩 사업 부문의 생산중단을 공시했다. 삼영은 이번 건물과 토지매각 대금에 더해 매출채권과 구축물 등 매각대금까지 약 150억원의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삼영 구미공장은 우유팩 생산을 위해 1986년 설립된 삼영의 자산으로 오랜 시간동안 감가상각이 대부분 진행돼 이번 매각은 삼영의 당기순이익으로 즉시 반영될 전망이다.
삼영은 우유팩 사업에서 현재 매월 2억원 이상 영업적자를 보고 있다. 이외에도 PE랩과 CCP필름 등 삼영의 적자사업부는 지난해 기준 4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번 적자사업부 정리로 삼영은 연 50억원 이상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조영한 삼영 대표는 “2021년부터 우유팩 사업 인수합병(M&A)을 진행했으나 산업 특성상 어려움이 많아 부동산 매각을 통해 이번에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매각으로 인해 약 80억원의 특별이익이 발생할 예정이다. 입금되는 매각자금은 최근 커패시터 필름 신규라인 증설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성장 동력 확보, 기존 라인 생산량 확대를 위한 개조, 추가 신라인 증설 등 투자재원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전기전자 핵심소재인 커패시터 필름은 최근 전기차의 인버터 핵심소재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공급 부족이 빚어지고 있다. 얇게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다보니 일본 도레이첨단소재와 왕자제지가 전 세계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삼영은 세계 시장 점유율 10%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 대표는 “커패시터 필름의 공급부족 사태로 현재 큰 폭의 영업이익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적자사업 부문이 발목을 잡으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좋지 않았다”며 “이번에 적자사업 부문을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대규모 신라인 시설투자를 통해 제품이 출시되는 내년부터는 커패시터 필름과 식품포장용(BOPP) 필름 등 두 가지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친환경차에 사용되는 초박막 커패시터 필름도 공급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영은 신규라인 가동으로 3.5㎛를 비롯한 3㎛대 필름을 이달 중에, 2.3㎛를 비롯한 2㎛대 필름은 다음달 중 시제품을 생산해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적자사업 정리로 삼영이 향후 가파른 실적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영의 올해 2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커패시터 필름 가격은 1kg당 5842원 수준이다. 그런데 캐퍼시터 필름 원가인 폴리프로필렌의 가격은 1kg당 1714원으로 고마진 사업에 해당한다. 삼영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전기차용 3.5㎛ 필름과 하이브리드용 2.3㎛ 필름은 일반 캐퍼시티 필름 대비 약 3~4배 수준인 1kg당 약 2만원선이다. 이번 공장매각을 통한 자금이 추가 신규라인 증설에 투입될 경우 증설이 완료되는 2025년에는 증권가 전망치인 영업이익 285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실적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삼영은 현재 전극을 감싸는 용도의 필름제품 샘플을 국내 2차전지 제조사에 제공해 테스트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용 박막 필름의 영업이익률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대표는 “커패시터 필름의 새로운 사용처인 2차전지용 전극연결 접착테이프는 고객사 요청에 따라 추가 샘플을 제공했다”며 “이와는 별개로 2차전지 동박 도포 마감용 필름도 테스트용 샘플을 제공하는 등 커패시터 필름의 사용처가 계속 확장되고 있어 내년 전망은 매우 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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