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고작 30명” 절대부족 韓 의사과학자”…GIST, ‘과기의전원’ 설립 나선다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광주과학기술원(GIST)가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바이오의료 전문 인력 ‘의사과학자’ 양성에 나선다.
광주과학기술원은 융합연구 역량을 갖춘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이하 과기의전원) 설립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의사과학자는 과학기술 지식을 접목해 질병 치료,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 등 다학제적 분야에서 융합연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의사이자 과학자를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의사과학자는 부족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사과학자는 전체 의사의 1% 미만으로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의과대학 졸업생(4만5000명) 중 3.7%(1700명)가 의사과학자로 육성되는 반면 한국은 3000여 명의 의대 졸업생 중 0.3~0.7% 수준에 그친다. 의사과학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바이오의료산업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취약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 1960년대부터 의사과학자 양성 전문 프로그램을 운영, 약 120개 의대에서 의사자격증(MD)과 박사학위(PhD)를 병행하고 있다. 이들 졸업생 중 83%가 의사과학자로 연구를 이어간다.
GIST가 구상하는 과기의전원은 학사학위 소지자를 선발, 의무석사과정을 통해 융합의학 교육을 받아 의사 자격(MD, Medical Doctor)을 취득하도록 한 후, 박사과정에서 융합의학연구를 수행하면 공학박사 학위(PhD)를 받는 의사과학자(MD-PhD) 교육과정으로 설계될 전망이다.
GIST의 경우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의생명 관련 산업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융합형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설립한 의생명공학과가 15년째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현재 GIST 의생명공학과는 전임교수 10명에 재학생 87명(석사과정 10명, 박사과정 44명, 석박사통합과정 33명) 규모다.
특히 전임교수 중 절반이 의사과학자(MD-PhD)로서 이 같은 비율은 의과학·의공학 융합연구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융합대학원(의과학전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보다 높다.
또한 지금까지 배출한 박사과정 졸업생 67명 중 의사 자격을 소지한 의사과학자(MD-PhD)는 20명으로 전체 30%에 이른다. 이들 의사과학자 졸업생은 95%가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며 연구를 이어 가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의사과학자 양성 체계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공학 전 분야와 접목되는 융합연구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추세 또한 GIST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GIST는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2015년 융합기술원, 2019년 AI대학원을 개원하며 분야와 학제를 뛰어넘어 서로 만나는 연구그룹 중심의 융합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21년부터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와 연구비 200억 원 규모의 AI 기반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정의헌 의생명공학과장은 “GIST의 의과학 융합 교육 및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과기의전원을 설립하여 궁극적으로 경제적·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유형의 인재 양성 및 연구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기철 총장은 “글로벌 메가트렌드인 인구 고령화와 함께 팬데믹 사태의 재발 예방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은 결국 국가 차원의 의사과학자 양성을 필요로 한다”면서 “의사과학자 양성에 요구되는 역량과 기반을 모두 갖춘 GIST는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임 총장은 18일 열린 4대 과학기술원 및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총장 간담회에서 4대 과학기술원 공동 과기의전원 설립 추진안을 제안했다고 GIST 관계자는 전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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