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문의 자체가 없어요”···대출규제·고금리에 아파트 거래 ‘뚝’

윤지원 기자 2023. 10. 1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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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투’ 피하려는 심리, 매수 꺼리는 요인
금융 조달 비용 증가 맞물려 거래 ‘주춤’

이달 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가격 상승세도 주춤해졌다. 업계에선 추석 명절 영향보다 시중금리가 오르고 대출 규제는 강화되면서 매수 심리가 다시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는 383건이다. 이는 지난 9월 18일에 신고된 9월 748건, 8월 18일에 신고된 8월 589건의 아파트 거래량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10월 최종 아파트 거래량은 11월 말에 집계되지만, 남은 기간을 고려해도 8월이나 9월 수준에는 크게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줄면서 시중에 매물은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7만6314건으로 지난 달 19일(7만3563건)보다 2751건 늘었다. 1월(5만2276건)과 비교하면 31.5% 증가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올 4월부터 5개월 연속 3000건대를 기록하다가 이달 들어 주춤한 것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유독 길었던 추석 연휴가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는 제한적이라고 업계는 말한다. 마포 소재 공인중개사는 “명절이 껴있더라도 통상 전화 문의는 꾸준히 있을 수 있는데 이달들어 부동산을 찾는 손님이나 전화가 일체 없다”며 “금리가 높고 경기가 안좋은 데다가 집값도 완전 회복하지 않은 상태라 손님들이 집 살 타이밍이라고 판단을 안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은 상반기 전반적으로 오른 것은 맞지만 지역별로 추이가 다르다. 마포구는 저점에서 큰 변화가 없다. 2021년 16억원대 거래됐던 공덕1삼성래미안(84㎡)은 올초 11억5000만원으로 저점을 찍었고 지난 달 이보다 1억원대 오른 12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집값이 전 고점에 근접하게 오른 지역은 ‘상투는 피한다’는 심리가 매수를 꺼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송파구 트리지움(84.83㎡)은 전 고점(2021년) 24억5000만원 거래가 이달 23억원으로 전 고점 대비 94%까지 회복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집값이 고점을 회복한 지역이든 아니든 공통적 현장 얘기는 거래가 없다는 것”이라며 “금리가 올라간 상황에서 매도자들은 집값을 낮추지 않고 있어 매수자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 둔화는 정부의 대출 규제 등 금융 조달 비용이 늘어난 게 직접적 요인으로 보인다. 먼저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없이 최저 4%대 초반 고정금리로 5억원까지 대출해주던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크게 축소된 것도 거래에 영향을 줬다. 9억원대 미만 아파트가 집중된 노원, 강북 등에서 살아났던 거래가 보금자리론 규제와 함께 위축된 것이다.

올 하반기 거래가 다시 살아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6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금리인상을 피하고 있지만, 시중금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름세다. 최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9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전월 대비 0.16%포인트 오른 3.82%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으로 활용되는 코픽스가 오르면 차주의 이자가 곧바로 오를 수 있다. 은행권들이 코픽스에 따라 주담대 변동 금리를 0.2%p 가량 상향 조정하기 때문이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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