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500G·157SV 클로저인데…10월 ERA 12.00, 공룡들 뒷문지기에게 무슨 일이[WC]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NC 다이노스 마무리 이용찬은 지난 2월 애리조나 투손 마무리캠프에서 가장 투구량이 많았던 투수다. 선발투수도 아닌데 불펜에서 7~80개의 공을 잇따라 뿌렸다. 후배들보다 훨씬 늦게 불펜을 빠져나왔다.
당시 어쩔 수 없이 ‘라떼 토크’를 했다. 선발투수 시절엔 그것보다 더 던졌다고 말하며 현장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3월 WBC 준비 때문에 그렇게 많은 공을 던진 게 아니었다. 자신만의 확고한 시즌 준비 루틴이었다.
선발로 10승과 15승을 한 차례씩 해봤고, 마무리로 통산 157세이브를 일궈냈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에 올 시즌에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 29세이브를 찍었다. NC 이적 후 마무리로 정착했고, 이적 후 가장 많은 60경기, 61이닝을 소화했다.
그런데 평균자책점은 4.13이다. 마무리로서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68경기에 나간 2017년 두산 베어스 시절 평균자책점 4.40에 이어 또 한번 4점대 평균자책점이다. 워낙 경험 많은 클로저이지만, 시즌 막판 행보만 보면 살짝 불안한 게 사실이다.
10월에만 8경기서 6이닝 8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3사사구 8실점, 평균자책점 12.00이다. 특히 마지막 3경기 모두 실점했다. 1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는 이례적으로 승부가 갈린 시점에 마운드에 올랐으나 아웃카운트를 1개도 못 잡고 실점하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님을 확인했다.
강인권 감독은 17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스스로도 영상도 보고 여기저기 코치들과 의논도 한다. 데이터팀에서도 열심히 준비(자료)한다. 어젠 목에 담 증상도 있었다”라고 했다. 흔히 말하는 좋은 투구감각을 살짝 잃었는데 잔부상도 있었다.
NC 불펜은 시즌 막판 다소 불안했다. 에이스 에릭 페디 외에 믿을만한 카드가 시즌 내내 없었고, 불펜 투수들의 피로도가 높았다. KIA와의 최종 2연전서 불펜이 무너지며 허무하게 패배했다. 이번 와일드카드결정전서도 여차하면 이용찬의 지분이 늘어난다. 현 상황으로는 시즌 막판 100% 컨디션이 아니더라도, 별 다른 방법이 없다.
이용찬은 준플레이오프 통산 3경기 평균자책점 2.84, 플레이오프 통산 8경기 평균자책점 2.70, 한국시리즈 통산 12경기서 평균자책점 2.78이다. 포스트시즌 통산 3세이브. 큰 경기에 상당히 강한 편이다. 그러나 과거일 뿐, 이번 무대의 안정감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돌파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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