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물가 하락 늦춰질 수도…가계부채는 부동산 문제"

이미선 2023. 10. 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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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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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은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지난 8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우리나라 물가 성장률을 2.4%로 예상한 바 있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동결했다. 지난 2월과 4월, 5월, 7월에 이은 '여섯번째 동결'이다.

이 총재는 "한은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의 둔화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의 증가 흐름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통위원 6명 중 1명은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3개월을 봤을 때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는 위험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며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에 대해선 금통위원 간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5명은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물가 상승 압력이 더 높아졌을 뿐만아니라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수렴하는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만 말하던 금통위에서 인하 가능성 메시지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금통위원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부연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대해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 결과 등도 봐야하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금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8월에 예측했던 물가의 하락 경로보다는 속도가 늦어지지 않겠냐는 게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결국 부동산 가격의 문제"라며 "미시적인 방법으로 조정해보고 정 안되면 금리를 통한 대응을 생각해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통화정책을 느슨하게 해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게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란 데 금통위원들이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동결로 한국과 미국과의 금리 격차도 역대 최대인 2.00%포인트(p)를 유지하게 됐다. 이 총재는 "어느 경제이론도 금리차 자체가 금리 움직임을 결정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서 "당연히 영향을 고려해야겠지만, 금리차를 1%p로 다시 줄여야만 안전하다는 이론은 없는 것 같다.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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