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영웅" 교전 지역서 자국민 90명 구한 태국 여성

SNS 캡처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태국인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목숨이 위험해진 자국 노동자 수십 명을 구했다.

19일 연합뉴스는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를 인용해 이스라엘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던 위빠와디 반나차이(40)가 친구와 함께 하마스의 공격으로 곤경에 빠진 태국 노동자들을 구해냈다고 보도했다.

위빠와디는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되자 친구 나빠뽄 소하선과 함께 교전 지역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 위험 지역으로 진입하려 하자 이스라엘군이 막아섰지만, 위빠와디는 끝내 군을 설득해 노동자들을 대피시켰다. 그가 대피를 도운 태국 노동자는 부상자를 포함해 90여 명에 이른다.

두 사람의 도움으로 아들을 다시 만난 태국인 분홈 붓몬은 "덕분에 다리에 총을 맞은 내 아들과 다른 노동자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위빠와디를 영웅으로 불러야 한다"고 밝혔다.

위빠와디는 변호사 출신의 이스라엘인 전 남편과 15년간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이스라엘 내 태국 노동자들의 법적 문제 등을 다뤄왔다.

위빠와디가 태국인들을 구하는 사이, 말기 암으로 투명하던 위빠와디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어머니의 상태가 나빠졌을 때 집으로 돌아가 함께 있고 싶었다"며 "하지만 어머니는 자신이 살기 어려우니 이스라엘에 남아 네 도움이 필요한 태국인들을 도우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위빠와디는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17일 태국으로 향했으며 12월까지 태국에 체류하다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에서는 태국 노동자 30명이 숨지고 17명이 하마스에 인질로 억류됐다. 외국인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사망자가 많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농장에서 일하는 태국인 3만 명이 거주 중이며, 이 중 5천 명은 교전 지역인 가자 지구 인근에서 일해 왔다.

YTN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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