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車가 새車 되는 곳…현대차 '인증중고차 거점' 양산센터(종합)
'레몬마켓' 문제점 개선 위해 실차 보는 듯한 판매 콘텐츠 제작
(양산=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19일 오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에 있는 현대차 양산 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양산 센터).
축구장 4개 크기라는 3만1천574㎡(9천551평) 부지 중간에 마련된 주차장에는 신차인지 중고차인지 구별이 안 되는 팰리세이드와 G80 400대가 빼곡히 세워져 있었다.
또 주차장 주위로는 유리 벽과 하얀 외벽이 교차하는 지상 2층의 건물 두 개 동이 'T'자 형태로 자리 잡았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가 오는 24일 인증 중고차 판매를 시작하기에 앞서 19일 양산센터를 언론에 공개했다.
연간 1만5천여대의 중고차를 공급할 수 있는 양산 센터는 경기도 용인 센터와 더불어 현대차·제네시스의 중고차 사업을 위한 양대 거점으로 역할 한다. 양산과 용인 센터는 하루 각각 60대, 30대의 중고차를 상품화할 수 있다.
양산 센터는 상품화 A·B동과 치장장, 출고작업장, 차량 보관·배송을 위한 물류 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지상 2층의 두 개 동이 상품화 A·B동이었다.
상품화동은 고객으로부터 매입한 중고차를 신차급 품질의 차량으로 리뉴얼하는 공간으로, A동에서는 차량 외관 복원과 휠얼라이먼트 점검, 콘텐츠 제작, 최종 품질 인증이, B동에서는 차량 입고와 점검, 정밀진단, 품질개선이 각각 이뤄진다.
현대차·제네시스 중고차 상품화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구매한 차량이 양산 센터로 입고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후 차량은 상품화 B동의 정밀진단 존으로 이동해 상품화 대상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정밀진단을 받는다.
상품화 B동의 1층에 가보니 흡사 정비소 같은 공간에서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G80이 진단받고 있었다.
현대차는 272개, 제네시스는 287개 항목이 점검 대상으로 디지털 PDI를 통해 점검받는다는 해설사의 설명이 돌아왔다.
진단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는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되고, 성능 상태 점검기록부에도 기재된다.
정밀진단이 끝난 차량은 엔진오일과 필터류, 와이퍼 블레이드의 교환과 워셔액 보충이 이뤄진다. 배터리와 브레이크 패드, 콘덴서, 휠 등의 상태도 점검되고, 필요시 교체된다.
상품화 B동 과정을 마친 차량 중 외관 복원이 필요한 차량은 바로 옆의 상품화 A동으로 옮겨져 판금·도장 작업을 거친다.
이 건물의 2층으로 올라가니 칸칸이 나누어진 공간들이 판금실, 샌딩실, 조색실, 도장실 등으로 이름 붙여져 있었다.
판금실에서는 긁힘과 흠집에 대한 보수가 진행되고, 샌딩실에서는 스크래치가 다듬어진다. 조색실에서는 전문 조색사가 신차 수준으로 색상과 광택을 복원한다. 이후 도장실을 거친다. 친환경 수용성 도료로 차량을 반복 도색 후 자동화 환기 시스템으로 이를 건조하는 방식이다.
판금부터 도장에 이르는 외관 보수 과정은 최대 16대(판금 4대·샌딩 6대·도장 6대)의 동시 작업이 가능하다.
각각 공정이 진행 중이었지만 공간은 공장보다는 작업실 같은 느낌이 짙게 풍겼다.
외관 보수를 마친 차량 중 쏠림이 심하거나 타이어 교체가 필요한 차량은 휠 얼라인먼트 작업실에서 보수작업이 진행된다. 복원 작업실에서는 유리 파손, 시트 찢어짐 등 세부 훼손이 처리된다.
이 과정을 모두 마무리한 차량에 대해서는 내외장 세차 및 광택 작업이 진행된다.
이날 센터를 방문한 기자들의 관심을 가장 크게 끈 곳은 1층에 자리 잡은 촬영장과 '오감 만족 점검실'이었다.
현대차·제네시스는 자사 인증 중고차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에서만 판매되는 점을 고려해 고객이 실제 차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판매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한다.
이러한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중고차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줘 저품질의 차량을 구매하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 두 시설의 목적이다.
촬영장에서는 카탈로그 작업이, 오감 만족 점검실에서는 시각과 청각, 후각 등을 통해 중고차를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이 진행됐다.
특히 촬영장에는 현대차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포니와 스텔라가 세워져 있어 방문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현대차·제네시스의 인증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은 앱의 '내 차 사기-실감 나는 차량 정보' 메뉴에서 차량 내·외관 360도 VR 콘텐츠 등 시각 정보와 시동 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엔진 소리 등 청각 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다.
또 냄새 테스트 기계로 측정한 수치화 데이터를 통해 후각 정보도 파악할 수 있고, 시트 상태와 질감을 보여주는 초고화질 이미지로 촉각 정보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콘텐츠 제작을 완료한 차량은 최종 품질 인증 후 공식 인증 마크와 성능점검기록부를 발급받아 현대차·제네시스 인증 중고차로 고객과 만나게 된다.
이런 절차를 모두 거쳐 주차장에 세워진 팰리세이드와 G80은 흡사 새차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양산 센터는 인증 중고차 판매 개시 시점인 오는 24일에 맞춰 운영을 시작한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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