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꺼내든 ‘서든 데스’…최태원 “빠르고, 확실히 변화해야 생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에게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글로벌 협력 확대 등에서의 기민한 대응을 당부했다.
1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파리의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세미나’의 마지막 날 폐막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SK 측은 “최 회장이 ‘서든 데스’(돌연사)의 위험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앞서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서든 데스’ 화두를 처음 언급한 바 있다. 7년만에 다시 이 단어를 사용한 것은 경영 환경을 그만큼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우선 미국-중국 간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생성 가속화, 양적완화 기조 변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증대, 개인의 경력관리를 중시하는 문화 확산 등을 한국 경제와 기업이 직면한 주요 환경변화로 꼽았다.
그는 이러한 경영 환경에서 한국과 SK가 생존하기 위한 선택지들을 제시하며, 글로벌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 회장은 이어 새로운 방향으로 글로벌 전략과 통합·연계된 사회적 가치(SV) 전략 수립과 실행, 미국·중국 등 경제블록별 글로벌 조직화, 에너지, AI, 환경 관점의 솔루션 패키지 등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또한 CEO들에게 투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투자 완결성 확보를 주문했다. 그는 “투자 결정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더불어 거버넌스 혁신까지 여러 도전적 과제들을 실행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번 CEO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했다. SK그룹이 연례 경영전략 회의인 CEO 세미나를 해외에서 연 것은 2009년 중국 베이징 이후 14년만이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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