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번아웃’, 자살률 1위 오명 만드는 위험 요인"

문세영 기자 2023. 10. 1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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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자살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의 하나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은 오대종 기업정신건강연구소 교수, 전상원·조성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다양한 직업군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번아웃'과 '자살 사고' 간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한 연구 결과를 지난달 국제학술지 '공중보건 프런티어스'에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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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삼성병원
강북삼성병원 제공.

직장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자살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의 하나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은 오대종 기업정신건강연구소 교수, 전상원·조성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다양한 직업군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번아웃’과 ‘자살 사고’ 간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한 연구 결과를 지난달 국제학술지 ‘공중보건 프런티어스’에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번아웃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기준에 등재한 주요 임상증후군이다. 신체·정서적 에너지 고갈로 인한 탈진, 직장과 업무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직업 효능감(적절한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저하를 특징으로 한다. 

직무 스트레스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번아웃을 경험할 수 있고, 이는 직장인의 자살 위험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동안 보건의료종사자의 번아웃이 자살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지만, 보건의료 외 다양한 직업에서의 번아웃과 자살 위험성을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2020~2022년 직장인 마음건강증진서비스를 이용한 제조, 금융, 서비스, 유통, 건설, 공공 행정 등 다양한 직역의 근로자 1만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자가설문을 실시해 번아웃과 자살 사고 유무를 조사했다. 
 
그 결과 번아웃 증상 중 신체·정서적 탈진이 있는 직장인 중 우울증이 있는 직장인은 자살 사고 위험이 36%, 우울증이 없는 직장인은 77% 증가했다. 탈진 상태의 직장인 중에서는 자기 직무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거나 직장 내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을 때 특히 자살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OECD 회원국 42개국 중 자살률 순위 1위다. 2021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살은 국내 10~30대 사망 원인 1위, 40~60대 사망 원인 2위다. 자살률을 낮추려면 자살 위험을 높이는 요인을 찾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오 교수는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가 소진된 직장인들은 우울증 여부와 상관없이 자살 위험성 증가 여부를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는 다양한 직업군에서 번아웃, 우울증 그리고 자살 사고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최초의 대규모 단면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생산가능인구를 대상으로 한 자살 예방 정책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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