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기준금리 3.50% 동결…이·팔 사태 불확실성 ↑"

조성진 기자 2023. 10. 1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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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긴축 강도 올릴 가능성 염두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

(지디넷코리아=조성진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9일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3.50%)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작년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일곱차례 연속으로 인상 후 2월부터 이번달까지 6회 연속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동결됐다”면서도 “이·팔 사태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연말까지 종합적인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팔 사태 시나리오 불투명, 시나리오 예단하기 어려워”

이창용 총재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국제금융시장 영향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모습”이라며 “하지만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서는 시장 변동성을 크게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무력충돌 사태로 8월 예상한 시나리오의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며 “내년 12월 말에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수준의 고강도 통화정책이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한국의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미국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통화긴축 강도 올릴 가능성 염두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

이번 금통위에선 통화긴축 강도를 올릴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1명은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향후 3개월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낮출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다른 5명은 한국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인 2%를 단기간 내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통화긴축 강도를 올릴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팔 사태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상당기간 긴축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견해는 변함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가계부채 증가 흐름,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1천845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분기와 비교해 4천억원이 늘어난 수준이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큰 폭의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어 흐름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정상화를 위해 많은 정책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통화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게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부동산을 매입한다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금방 떨어트릴 것이란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하며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8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및 인플레이션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

미국은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고금리 영향 등으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유로지역은 서비스업 회복세 약화 등으로 성장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경기 부진과 수출 둔화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은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국내 물가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에너지 및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 8월 전망경로를 다소 상회하는 3.7%로 높아졌다. 다만 9월중 근원인플레이션율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3.3% 수준을 유지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년 말에는 3%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내년에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으로 금년 및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치(3.5% 및 2.4%)를 상회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근원물가도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파급영향 지속 등으로 금년 및 내년 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치(3.4% 및 2.1%)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 물가 상승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지고 이에 따라 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기존에 봤던 것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앞으로도 상당기간 긴축기조를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전개양상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

조성진 기자(csjjin2002@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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