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로 CVC 벤처투자 30% 목표"…중기부, 활력 기대

외부자금 출자·해외 기업투자 제한, 현행보다 완화 추진
CVC 협의회, 업계 구심점으로 대정부 소통 창구 기능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앞줄 가운데)이 19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열린 2023 CVC벤처투자 컨퍼런스를 마치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서울=뉴스1) 이정후 김형준 기자 =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의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CVC 협의회가 공식 출범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CVC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중기부는 19일 '2023 CVC벤처투자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국내 CVC 현황과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국내 전체 벤처투자액(12조5000억원) 중 22%를 차지하는 CVC 벤처투자액(2조7000억원)을 2027년까지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CVC는 기업이 자신의 경영전략과 연계해 투자하기 위해 설립하는 벤처캐피탈로 재무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일반적인 벤처캐피탈(VC)과 구분된다.

이영 장관은 "지금까지 모태펀드를 비롯한 정책금융이 우리나라 벤처투자 생태계를 이끌어왔다면 다가올 미래에는 CVC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CVC 협의회의 역할을 위해 중기부가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내 CVC 벤처투자액 2조7000억원 규모…22% 수준

중기부는 이날 행사를 통해 국내 CVC 현황을 발표했다.

중기부는 CVC를 △비금융 기업집단의 계열회사 △모기업·동일 그룹 계열회사 등 기업집단의 출자가 30% 이상이면서 최다출자자인 펀드 운용사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창투사) 및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신기사)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으로 정의했다.

해당 기준에 따른 올해 상반기 말 국내 CVC는 86개사로 추정된다. 창투사가 51개사, 신기사가 35개사 내외로 이들의 벤처시장 투자 규모는 지난해 2조7000억원, 전체의 22%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미국 전체 벤처투자액 중 CVC 벤처투자액이 49.5%인 것과 비교하면 적은 비중으로 중기부는 CVC 활성화 방안을 통해 이를 3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창투사는 2014년 이래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14년 20개에 불과했던 창투사 CVC는 올해 상반기 51개사로 △대기업 11개사 △중견기업 29개사 △중소기업 11개사로 집계됐다.

이은청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 국장은 "일반적으로 대기업이 CVC를 보유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는) 중견·중소기업이 80% 정도 차지하고 있다"며 "유니콘 기업이 운영하는 CVC도 3개사로 투자를 받아서 성장한 스타트업이 벤처투자에 나서는 것은 건강한 투자 생태계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9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열린 2023 CVC벤처투자 컨퍼런스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중기부, 규제 완화 추진…모태펀드 통해 지원 나선다

중기부는 CVC 활성화를 위한 향후 정책 방향도 발표했다.

먼저 공정거래법 등 CVC 제도 및 규제를 개선에 나선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일반지주회사 CVC에 대한 외부자금 출자 및 해외기업 투자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현재 펀드 결성액의 40% 이내로만 가능한 외부자금 출자를 50%까지 늘리고 운용 자산의 20% 이내로 제한된 해외기업 투자도 30%까지 완화를 추진한다. 한국인이 해외에 창업한 법인 등에 대한 CVC의 해외투자 규제 완화 방안도 검토한다.

이병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결합정책과장은 "지주회사 CVC와 관련한 법안은 현재 3개가 발의된 상황"이라며 "창투사와 신기사만 보유할 수 있는 창업기획자를 (지주회사 CVC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모태펀드를 통한 CVC 펀드 조성도 지원한다. 신생 벤처캐피탈(VC) 전용 경쟁분야인 모태펀드 루키리그에 매년 모태펀드 출자 예산의 10% 이상을 출자해 CVC를 포함한 신생 벤처캐피탈의 시장 안착을 지원한다. CVC의 인수·합병(M&A) 등 전략적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전용 투자프로그램 신설도 추진한다.

또 CVC의 글로벌 교류 협력을 촉진한다. 국제 CVC 네트워크 행사인 'Global Corporate Venturing in Asia'를 컴업과 연계해 다음 달 9일부터 10일까지 개최하는 등 국내 CVC와 글로벌 CVC 간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CVC 업계가 활성화 정책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 구축도 지원한다. 이를 위해 CVC 벤처투자 콘퍼런스 등 CVC 협의회의 활동을 확대 및 정례화한다.

◇대정부 소통 창구 기능할 CVC 협의회 출범

이날 출범한 CVC 협의회는 회원사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정보 교류의 구심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을 건의하는 등 대정부 소통 창구로 기능할 전망이다.

향후 CVC 관련 투자 데이터 및 정보를 제공하고 관련 정책 및 제도 발굴에 나선다. 또 정기 세미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CVC 투자 활성화를 추진한다.

협의회에는 현재 53개사의 CVC가 가입한 상태다. 협의회는 비금융 기업집단 계열회사인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회원사 확대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허준녕 CVC 협의회 초대 회장은 "앞으로 CVC 투자가 활성화하도록 회원사 간 네트워크를 갖춰 정보를 공유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시너지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