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선거 최대 변수 ‘야권 단일화’ 논의 삐걱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최대 변수가 될 야권 단일화 논의가 삐걱거리고 있다.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과 제2야당인 대만민중당(민중당)이 후보 단일화 논의에 착수했지만 단일화 방식을 놓고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
대만 타이완뉴스는 내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추진되는 국민당과 민중당의 단일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19일 보도했다. 양당이 지난 14일 첫 회동을 하고 단일화 협상에 들어갔지만 세 차례 후보 토론만 합의한 채 단일화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추가 협상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당은 단일화 방식으로 오픈 프라이머리(예비 경선)를 제안하고 있는 반면 민중당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당은 지난 17일 공개적으로 전국 73개 지역에 투표소를 설치해 정권 교체를 바라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틀에 걸쳐 투표를 진행하는 예비 선거를 제안했다. 그러나 민중당은 예비 선거를 진행할 경우 특정 정당이 대중을 집단 동원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준비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며 이달 안에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마무리 짓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내년 1월13일 실시되는 대만 총통 선거는 반중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 후보와 친중 성향의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후보, 중립을 표방하는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후보간 3파전 양상으로 치러지고 있다. 국민당 후보 선출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창업자가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지지율은 미미한 상태다.
아직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라이 후보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야권의 후보 단일화 여부는 선거 막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4자 구도를 전제로한 여론조사에선 라이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 많게는 10%포인트 이상의 지지율 격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실제 지난달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당과 민중당이 후보 단일화를 하면 허우 후보와 커 후보가 어떤 조합으로 총통·부총통에 출마하더라도 지지율이 라이 후보에 5%포인트 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만큼 양당 모두에 후보 단일화는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만 양대 정당으로 조직력과 대중 동원력에서 앞서는 국민당과 여론조사에서 다소 우위를 보이는 민중당이 단시간 안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민당은 일단 양측의 제안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허우 후보 측은 “공통의 이념 하에서 서로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달성해야 정권 교체를 바라는 민의에 응답할 수 있다”며 “커 후보 측과 최대의 성의와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 후보 측도 “우리에게 파국은 없다”면서 “최대한 선의와 유연성을 발휘해 대화를 이어가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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