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기 마시다니 기분 나빠” 한복 여성 조롱한 日 의원… 서경덕 “품격 지키길”

2016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참석했을 당시 치마저고리 입은 재일교포 여성들과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 의상 착용한 여성 관련 “품격에 문제가 있다” 글 게재
서 교수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것”

일본 스키타 미오 의원. 연합뉴스

 
한복 차림 여성을 조롱하고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 나빠진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일본의 여성 의원이 오사카 당국으로부터 징계 처분을 받았다.

지난 18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오사카 법무국은 자민당 스기타 미오 중의원(하원) 의원이 지난 2016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치마저고리와 아이누 민족의상 코스프레 아줌마까지 등장. 완전히 품격에 문제가 있다>"라는 글을 올린 행위에 대해 ‘인권 침해’에 해당해 ‘계발’ 처분을 했다.

‘계발’이란 “사건 관계자와 지역에 대해 인권 존중을 심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을 뜻한다. 일본 법무국은 정부 법무성 산하 조직으로 각 지방에 설치돼 인권 침해 구제 등 업무를 담당한다. 앞서 삿포로 법무국 역시 지난달 아이누협회 회원이 같은 글을 문제 삼아 신청한 인권 구제 사안에 대해 인권 침해로 인정했다.

스기타 의원은 2016년 당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참석했을 때 치마저고리를 입은 재일교포 여성들과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 의상을 착용한 여성을 보고 이런 글을 게재했다.

특히 그는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진다”고 써 논란이 일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오사카부 재일교포 여성들이 지난 2월 오사카 법무국에 인권 구제를 신청하면서 이번 인권 침해 결정을 받아냈다.

스기타 의원은 이번 결정에 대해 “일부 인정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해 삭제하고 사죄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SNS에 올린 글에서 스기타 의원을 향해 “다른 나라의 대표 전통 의상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없었던 발언임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해야만 한다”면서 “기본적인 품격을 지키길 바란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