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인공암벽장, EU와 달리 안전매트에 구체적 기준이 없네”
최근 실내 인공암벽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안전장치가 미흡해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전국 실내 인공암벽장 시설(볼더링 종목) 25개 소를 조사한 결과, 추락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바닥매트 설치 상태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볼더링(bouldering )은 줄 없이 바위 덩어리를 오르는 암벽 등반이어서 바닥매트가 안전에 필수적이다.
인공암벽장에는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추락면에 매트를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매트의 폭과 같은 구체적인 규격 기준이 없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추락면 매트의 폭과 설치 위치 등 안전 요건을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실내 인공암벽장을 EU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25개 시설 중 24개 소가 추락면 전면부나 측면부 일부 구간 매트 폭이 기준에 못 미쳤다. EU에서는 등반벽의 높이가 3m를 초과할 경우 전면부에는 폭이 2.5m 이상, 측면에는 1.5m 이상의 매트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25개 시설 중 22개는 전면부 매트 폭 일부가 2.5m 미만이었고, 24개는 측면부 매트 폭이 1.5m 미만이거나 아예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 유럽연합에서는 매트가 등반벽에 밀착되도록 설치하고 간격이 벌어지지 않도록 연결한 뒤 커버를 씌우도록 하고 있지만 11개 소는 등반벽과 매트 사이 간격이 벌어져 추락시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있었다.
4개 소는 매트 사이 간격이 벌어지거나 매트가 손상된 채 방치돼 있었고, 5개 소는 삼각대나 고정용 나사못 등이 매트 위에 방치돼 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는 완등 후 홀드를 잡고 내려오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소비자원이 93건의 사례를 관찰한 결과 95.7%가 뛰어내리거나 일부 구간만 잡고 내려온 뒤 뛰어내려 안전 수칙에 대한 관리 강화도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공암벽등반 관련 안전사고는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18년 소비자원에 신고된 안전사고는 7건으로 2023년 8월 15일까지 현재 14건이 접수돼 5년 사이 2배 증가했다. 사고 유형은 골절·인대 손상 등 위해 정도가 심각한 경우가 다수였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실내 인공암벽장 안전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만큼 안전 표준 마련과 안전수칙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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