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특수부대 크름 공격, 우크라 주민 사기 북돋는다

강영진 기자 2023. 10. 1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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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크름반도 공격 현황 상세히 보도하며 강조
러 "테러" 비난하며 보복 다짐해도 공격 안 멈춰
현지 주민 저항단체 지원도 큰 역할…"해방할 것"
[서울=뉴시스]우크라이나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ㅁ; CNN은 18일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이달초 크름반도에 상륙해 러시아 장비를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출처 : 키이우 인디펜던트> 2023.10.1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CNN은 18일(현지시간) 크름반도를 점령한 러시아군을 공격하는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의 활약상을 보도했다.

제트스키를 탄 특수부대원들이 어둠 속에서 크름반도 해변으로 달렸다. 공중에는 적외선 카메라로 이들을 지켜보는 드론이 떠 있었다. 해안가에 가까워진 부대원들이 발각되지 않도록 속도를 줄이고 상륙했다.

동영상에서 상륙한 군인 중 한 사람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크름은 우크라이나 땅”이라고 말했다.

호출명 “무지칸트(영어로 musician)”라는 군인이었다. 바이올린 연주자 출신인 그는 브라츠보 대대 특공대장이다. 이 부대는 다른 우크라이나군 정보국 부대와 함께 이달초 크름반도 침투작전을 수행했다.

그는 “당시 너무 긴장했었다. 기지로 귀환한 뒤에야 크름반도에 다녀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엄청난 임무를 해냈다”고 했다. 이달 초 있었던 해상, 공중 양동작전의 정확한 날자와 시간은 밝히길 거부했다.

당시 공격에 가담한 브라츠보 대대원은 모두 10명이었다. 함께 참여한 다른 부대원수는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큰 고속정을 타고 바다를 건넌 뒤 소형 제트스키에 옮겨 타고 크름반도에 상륙해 러시아군 장비를 파괴하고 복귀했다. 몇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작전의 목표는 러시아 장비를 파괴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크름반도의 우크라이나 주민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중요했다.

무지칸트는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크름반도 주민들에게 용기를 잃지 말고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를 되찾을 것임을 믿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시 파고가 2m에 달하고 중기관포와 30mm 기관포가 달린 러시아 쾌속정 랩터 4대가 순찰하고 있었다”고 했다. “임무를 위해 많은 훈련을 했다. 모든 대원들이 자신이 할 일을 정확히 숙지했으며 임무를 마치고 귀환할 때 러시아 함정이 우리를 추격해 간신히 탈출했다”고 덧붙였다.

브라츠보 대대원 가운데 부상하거나 포로가 된 대원은 없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 정보국이 피해가 있음을 인정하면서 러시아측 피해가 더 컸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크름반도에 상륙한 우크라이나 군인 1명을 붙잡아 심문하는 장면을 TV로 내보냈다.

무지칸트는 포로가 되든, 부상을 입든, 전사하든 임무 수행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크름반도 주민들의 용기를 북돋는데 그치지 않고 본토에서 러시아군과 싸우는 우리 군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가 주의를 끌면 적들이 크름반도 해변에 병력과 장비를 배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크름반도 전선 상황

우크라이나군은 몇 달 전부터 크름반도를 공격해 왔다.

지난달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를 영국이 지원한 스톰 섀도 장거리 미사일로 공격했다. 또 크름반도와 러시아를 잇는 케르치 대교도 여러 차례 공격했다.

지난달 13일에는 흑해함대의 조선소에서 수리하고 있던 러시아 함정과 잠수함을 파괴했고 사키 공군기지도 여러 차례 공격했다.

러시아는 매번 테러공격이라고 비난하며 보복을 다짐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드론과 미사일 공격 외에도 특수부대가 크름반도에 상륙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초 브라츠보 대대의 공격 작전으로 이들의 활약상이 부각됐다.

공격 작전을 구상한 브라츠보 특수부대원 드미트로 코르친스키는 크름반도 공격이 우크라이나 대반격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크름은 러시아군이 잘 방어한다고 보는 지역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중요하다. 정치군사적으로도 중요하다. 크름이 우크라이나 것임을 잊도록 방치할 수 없으며 언제까지고 그 지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상의 대반격전에서 승리를 거두기가 쉽지 않은 속에서 후방과 해상에서의 특수 작전이 투쟁 의지를 북돋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더해 우크라이나군이 상륙해야 러시아군의 병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 진지 깊숙한 후방에서의 작전이 현지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이뤄진다고 밝혔다.

군사 기지 감시

러시아 점령지 거주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오래 전부터 빨치산 활동을 벌여왔다. 헤르손과 멜리토폴은 물론 크름반도에서도 마찬가지다.

크름반도에서 활동하는 아테슈(타르타르어로 불이라는 뜻)라는 이름의 저항 단체와 암호 통신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테슈는 자신들이 지난달 흑해 함대 사령부 공격에 관여했는지를 밝히기를 거부했다. 다만 러시아군을 항상 감시하고 있고 이동 상황을 우크라이나에 알린다고만 밝혔다.

이 단체는 우크라이나군 정보국과 연계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극도로 위험하며 연방보안국(FSB) 등 러시아 당국이 대원들을 추적한다고 밝혔다.

아테슈는 “러시아 당국이 아파트, 카페 등 모든 곳에서 도청하면서 우리 조직에 침투하려고 한다. 침투 시도를 여러 차례 적발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해방 준비

빨치산들은 자신들이 “현지 주민들의 광범위한 도움을 받기 때문에” 활동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의 해상, 공중 공격이 주민들의 사기를 북돋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와 다른 저항 단체의 활동이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며 “점령군도 이를 잘 안다. 크름반도의 친우크라이나 주민들은 반도 해방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르친스키는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우크라이나군이 결국 크름반도를 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지칸트는 우크라이나군이 크름반도를 대규모로 공격하기까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릴 것임을 잘 안다. 그는 “적들도 대비하기 때문에 다음 번 임무는 그만큼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크름반도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자신들을 기다리는 것으로 믿는다면서 “그들이 러시아 침략에 맞서 봉기하라는 우리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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