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CS 게임노트] 믿었던 슈어저가 무너졌다… 휴스턴, 텍사스 꺾고 대반격 시작, 시리즈 전적 1승2패

김태우 기자 2023. 10. 1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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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맥스 슈어저
▲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 크리스티안 하비에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텍사스의 가을 최대 기대주였던 맥스 슈어저가 무너졌다. 올 시즌 텍사스 원정에서 강했던 휴스턴은 원정 첫 판에서 승리를 거두며 2연패 사슬을 끊고 대반격에 돌입했다.

휴스턴은 19일(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 크리스티안 하비에르의 호투와 시작부터 텍사스 마운드를 두들긴 타선의 호조에 힘입어 8-5로 이겼다. 홈에서 열렸던 1‧2차전에서 모두 지며 어렵게 시리즈를 시작한 휴스턴은 가장 중요했던 3차전을 잡으며 기운을 되찾았다.

휴스턴 선발이자, 포스트시즌에 대단히 강한 면모를 선보였던 하비에르는 이날도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선보였다. 5⅔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2실점으로 잘 버티며 승리투수가 됐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네리스가 1⅓이닝 2실점으로 다소 흔들렸지만, 이후 나선 투수들이 팀 리드를 잘 지키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타선은 시작부터 잘 터졌다. 선발 리드오프로 나선 알투베가 5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2번 브랜틀리와 3번 브레그먼이 다소 부진했으나 4번 타자이자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 가고 있었던 알바레스가 2타점을 기록하며 힘을 냈다. 여기에 하위타선도 힘을 보탰다. 터커가 3볼넷 2득점을 기록했고, 터커 뒤에 위치한 듀본이 4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를 기록했다. 페냐도 1안타 1타점, 그리고 말도나도가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는 등 하위타선에서 활발한 출루 및 해결이 이어졌다.

반면 텍사스는 선발로 나선 슈어저가 경기 초반부터 실점하는 등 4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브래포드가 1⅓이닝 무실점으로 분전하며 휴스턴의 도망가는 발걸음을 잡았으나 이후 불펜 릴레이가 효율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며 추가점을 헌납하고 주저앉았다.

타선에서는 8번 타순에 위치한 영이 홈런 두 방을 때려내는 등 4타점으로 대분전했지만 팀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로우가 2안타, 카터가 1안타를 기록하며 대체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활약했으나 1~2번 테이블세터에 위치한 시미언과 시거가 부진하며 공격의 폭발력이 생기지 않았다.

▲ 맥스 슈어저
▲ 크리스티안 하비에르
▲ 요단 알바레스

◆ 돌아온 슈어저, 하지만 상대는 ‘가을 사나이’였다

텍사스는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것에 이어 2차전에서도 5-4,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올해 홈에서도 정규시즌 50승31패를 기록하며 대단히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기에 3차전 승리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그리고 시즌 막판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재활을 거치고 돌아온 슈어저가 이날 선발로 나설 수 있었기에 경기에 대한 전체적인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었다.

슈어저는 디트로이트, 워싱턴, LA 다저스, 뉴욕 메츠에서 이미 포스트시즌 등판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가을 무대에서만 총 27경기에 나간 베테랑이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서로 다른 5개 팀에서 선발 등판을 한 선수는 데이빗 웰스에 이어 슈어저가 역대 두 번째였다. 부상에 대한 우려감은 있지만 충분히 휴식을 취한 만큼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 경기 초반 흐름을 장악하며 2연승의 기세를 이어 가느냐가 관건이었다.

타선은 시미언(2루수)와 시거(유격수)가 테이블세터를 맡아 휴스턴 마운드 격파에 나섰다.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시거가 2번에 포진된 가운데, 반대로 부진한 흐름인 시미언이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었다. 중심타선은 이번 가을의 스타인 카터(좌익수)를 시작으로 가르시아(우익수)와 하임(포수)이 포진했고, 하위타선은 가버(지명타자)-로우(1루수)-영(3루수)-타베라스(중견수) 순으로 이어졌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역사상 1~3차전을 모두 잡은 팀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건 총 38번 중 37번(97.4%)이나 됐다. 딱 한 번 예외가 있었으니 2004년 챔피언십시리즈였다. 당시 보스턴이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먼저 세 판을 내주고 4연승을 기록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경력이 있었다. 텍사스가 이날 경기에서 이긴다면 대단히 유리한 고지를 밟을 수 있음이 분명했다. 텍사스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패배를 모르는 팀으로 2014년 캔자스시티(8연승) 이후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을 기록 중이기도 했다.

반면 휴스턴은 배수의 진을 치고 나왔다. 선발 하비에르가 중책을 맡았다. 하비에르는 유독 포스트시즌에 강한 선수였다. 지난해 3번의 등판에서도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71을 기록하는 등 큰 무대에 강했다. 최근 포스트시즌 16⅓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좋은 기세를 이어 가고 있었다. 하비에르의 기질을 아는 휴스턴 팬들도 기대가 커졌다. 텍사스가 홈에서 강하다고 하지만, 올해 텍사스 원정에서 6승1패를 기록한 전력도 있었다.

휴스턴은 알투베(2루수)와 브랜틀리(좌익수)가 선발 테이블세터로 포진하고, 브레그먼(3루수)-알바레스(지명타자)-아브레유(1루수)가 중심타순에 위치했다. 이어 터커(우익수)-듀본(중견수)-페냐(유격수)-말도나도(포수)가 하위타선에 위치했다.

▲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맥스 슈어저
▲ 호투한 크리스티안 하비에르

◆ 시작부터 고전한 슈어저, 휴스턴이 기선을 제압하다

슈어저의 컨디션이 경기 초반 최대 관심사였다. 슈어저는 통산 휴스턴과 10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 중이었다. 자신의 경력 평균보다는 높은 평균자책점이었다. 특히 올해는 1승1패 평균자책점 6.55로 약한 면모를 드러냈다. 반대로 휴스턴으로서는 자신감이 있었고, 그것이 경기 초반부터 잘 드러났다. 슈어저가 먼저 등을 보였다.

슈어저는 1회가 좋았다. 자신에게 유독 약했던 알투베를 중견수 뜬공으로, 브랜틀리를 삼진으로, 브레그먼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1회를 깔끔하게 마쳤다. 하지만 2회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자신의 천적인 알바레스를 지나치게 의식한 듯 몸에 맞는 공을 내준 슈어저는 아브레유를 삼진으로 처리했으나 터커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다. 4사구 2개로 득점권 위치를 자초했다.

여기서 듀본이 안타를 치며 1사 만루를 만들었다. 휴스턴은 페냐가 2루 뜬공에 물러나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할 위기에 처했으나, 슈어저가 말도나도 타석에서 폭투를 던지며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기세를 탄 휴스턴은 말도나도가 3루수 맞고 좌익수 쪽으로 흐르는 2타점 적시타를 치며 2회에만 3점을 내고 3-0으로 앞서 나갔다.

반대로 텍사스는 2회까지 단 하나의 주자도 출루하지 못했다. 하비에르의 변화구 제구가 썩 좋지는 않았으나 반대로 패스트볼에는 힘이 있었다. 제구와 힘이 동반된 하비에르의 패스트볼에 텍사스 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렸다.

그러자 휴스턴은 3-0으로 앞선 3회 선두 알투베가 슈어저의 5구째 패스트볼이 높게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 당겨 좌중간을 넘기는 솔로포로 1점을 도망갔다. 4회에도 추가점이 나오며 슈어저를 무너뜨렸다. 선두 아브레유가 2루타를 치고 나갔고, 터커의 2루 땅볼 때 1사 3루가 됐다. 여기서 이날 슈어저를 괴롭혔던 듀본이 중전 적시타(5-0)를 쳐 3루 주자 아브레유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경기 초반이기는 하지만 꽤 커 보이는 5점차였다. 슈어저의 이닝도 4회까지 끝이었다.

◆ 텍사스의 반격, 그러나 노련했던 휴스턴의 승리

텍사스도 반격을 시작했다. 0-5로 뒤진 5회였다. 2사 후 로우가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 흐름을 살렸다. 여기서 영이 잘 던지던 하비에르의 4구째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우중월 2점 홈런을 기록했다. 영의 올해 포스트시즌 두 번째 홈런으로 텍사스가 반격의 기틀을 놨다.

▲ 멀티홈런을 치며 분전한 조시 영
▲ 요르단 알바레스의 적시타 장면
▲ 호세 알투베

다만 빠르게 추가점을 내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2-5로 뒤진 6회 2사 후 카터가 2루타를 치고 나가 하비에르를 강판시켰으나 가르시아가 좌익수 뜬공에 머물렀다. 그러자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휴스턴이 곧바로 득점하며 텍사스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휴스턴은 5-2로 앞선 7회 1사 후 말도나도가 안타를 치며 포문을 다시 열었고, 알투베가 좌전 안타로 뒤를 받치며 주자를 쌓았다. 브랜틀 리가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브레그먼이 볼넷을 골라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여기서 ‘해결사’ 알바레스가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이는 좌중간 2타점 적시타를 치며 7-2로 앞서 나갔다. 텍사스 팬들이 조용해지는 순간이었다.

텍사스도 포기하지는 않았다. 영이 중심에 있었다. 2-7로 뒤진 7회 반격에서 2사 후 로우가 안타를 치고 나가자 영이 다시 중월 2점 홈런(4-7)을 터뜨리며 3점차로 따라붙었다. 영의 포스트시즌 첫 멀티 홈런이었다. 하지만 휴스턴이 역시 노련했다. 8회 추가점을 뽑으면서 텍사스를 다시 따돌리기 시작했다.

휴스턴은 8회 선두 터커가 볼넷을 골랐고, 듀본이 안타를 쳐 뒤를 받쳤다. 이어진 무사 1,3루에서 페냐가 적시타(8-4)를 쳐 1점을 도망갔다. 다만 휴스턴도 이어진 기회에서 점수를 뽑지 못한 게 마지막까지 진땀 나는 경기를 하는 원인이 됐다.

텍사스는 4-8로 뒤진 8회 선두 시미언이 볼넷을 골랐다. 시거와 카터가 범타로 물러났으나 2사 2루에서 가르시아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다. 휴스턴이 9회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텍사스는 9회 마무리를 위해 올라온 프레슬리를 상대로 선두 가버가 볼넷을 골라 경기장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프레슬리가 더 흔들리지는 않았다. 로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하며 한숨을 돌렸고 그렇게 휴스턴이 3차전을 가져가며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반격의 발판을 놨다.

▲ 3차전을 내준 텍사스
▲ 9회를 책임진 라이언 프레슬리

휴스턴은 포스트시즌 원정 강세를 이어 갔다. 휴스턴은 최근 20번의 포스트시즌 원정 경기에서 무려 17승을 쓸어담았다. 크리스티안 하비에르는 무실점 기록이 깨지기는 했으나 포스트시즌 20.1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달성했다. '선발 투수'로 한정했을 때 이는 1905년부터 1911년까지 크리스티 매튜슨이 기록한 28이닝에 이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두 번째로 긴 기록으로 남았다.

이날 분전한 조시 영은 자신의 첫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7개의 장타를 때렸다. 이는 신인 선수 기준으 제레미 페냐, 에반 롱고리아가 세운 종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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