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충돌로 '테러 불안' 번지는 유럽…국경 통제·이민자 추방 강화

박재하 기자 강민경 기자 2023. 10. 1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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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서 무단 이민자 총격 테러…IS가 배후 자처
프랑스는 흉기 피습…영국 "급진주의 테러 우려"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킹 보두앵 스타디움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자 구급대원들이 들것을 들고 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3.10.17 ⓒNews1 정지윤 기자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강민경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의 공포가 유럽으로 번지고 있다.

유럽 각국은 테러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유대교와 이슬람 공동체에 대한 치안 활동을 강화했고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자유로운 국경 이동을 통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실제로 곳곳에서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활동으로 사상자가 나오면서 불안이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벨기에·스웨덴, 테러로 국경 보안 강화

18일(현시지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벨기에와 스웨덴, EU 당국은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이민자와 망명자 송환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우리가 (EU의) 공동 국경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유럽 내 자유로운 이동을 유지할 수 없다"며 원치 않는 이민자들로부터 EU를 더 강력히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도 EU가 무단 이민자들을 본국에 송환시키는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벨기에-스웨덴 유로 2024 예선 경기가 열리던 킹 보두앵 스타디움 인근에서 총격 사건으로 스웨덴인 2명이 숨졌다.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안전을 위해 경기장에 머무는 시민들이 슬픔에 빠진 모습. 23.10.16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용의자는 튀니지 출신의 45세 남성 압데살렘 라수드로, 2011년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에 도착해 스웨덴에서 거주하다 2019년 벨기에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수드는 2020년 망명 신청이 기각돼 30일 이내에 출국해야 했지만 이후 종적을 감춰 추방되지 않았고 결국 벨기에 브뤼셀 도심 생크테레트 광장에서 총격을 가했다.

이에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라수드의 테러에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 같은 소식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현재 새로운 이민 협정을 준비 중이라며 이를 통해 안보 위협으로 간주되는 이민자를 더 신속하게 추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경찰이 시위가 진행 중인 거리 위에 배치돼 있다. 2023.10.14/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프랑스에서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프랑스에서도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테러가 연달아 발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프랑스 전역의 6개 공항에 폭탄 테러 위협을 알리는 이메일이나 의심 소포가 전달돼 사람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북동부 아라스 지역의 강베타 고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수십 명의 교직원과 학생이 대피했다.

또 지난 13일에는 같은 학교에서 러시아 체첸공화국 출신의 20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교사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건을 일으킨 남성은 모하메드 모구치코프로 사건 당시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모구치코프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으로 의심받아 프랑스 정보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던 인물로 전해졌다. 그의 형도 이슬람 무장 공격 음모에 연루돼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불법 체류 극단주의자를 해외로 추방하는 데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국경 통제 복원 한편 이탈리아 정부는 이웃 국가 슬로베니아와 접경한 국경의 통제를 복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유럽 국경 위기가 고조되면서 실제 유럽연합(EU) 내에서도 폭력적 행위의 위험 수준이 높아졌다"며 국경 통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U 회원 23개국과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 등은 국경통행 자유화 협약인 솅겐조약에 따라 자유롭게 국경을 넘을 수 있다.

하지만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할 때 각 국가는 내부 국경에서 일시적으로 국경 통제를 다시 도입할 수 있게 된다.

이탈리아-슬로베니아 국경 통제는 오는 21일부터 약 10일간 시작되며 이후 연장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기습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 군의 포격을 받은 가자 지구 데이르 알 발라의 무너진 건물 잔해서 주민이 부상을 당한 어린이를 옮기고 있다. 2023.10.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영국 MI5 수장 "급진주의자 테러 위협 우려"

영국과 미국에서도 '하마스에 영감받은 급진주의자들의 테러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켄 매컬럼 영국 국내정보국(MI5) 국장은 이날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이슬람 급진주의자, 반유대주의자, 신나치주의자들이 유대인과 이스라엘 공동체를 표적 삼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로 인해 단독으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들이 고무돼 행동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매컬럼 국장은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도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란이 이미 영국에서 10건 이상의 암살과 납치 사건에 관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하마스나 다른 외국 테러 조직이 분쟁을 악용해 지지자들에게 미국에 대한 공격을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최근 유대계와 무슬림 미국인들과 관련 기관, 예배당 등에 보고된 협박 건수가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경찰청(NYPD)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뉴욕 시민들에게 "경계를 늦추지 말고 무언가를 목격할 경우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18일(현지시간) 레바논 아카르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서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있다. 2023.10.1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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