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불법 ‘리베이트’ 중외제약 역대 최대 과징금 298억 원

전문의약품 처방을 늘리기 위해 1,500여 개 병・의원에 2만 3,500여 회에 걸쳐 금품을 제공한 JW중외제약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됐습니다.

공정위는 중외제약이 10여 년간 병・의원에 70억 원어치의 금품을 제공한 행위를 부당한 고객유인행위(공정거래법 위반)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29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공정위가 제약사 리베이트에 물린 역대 최대 과징금입니다.

또 이번 리베이트가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장기간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며 법인과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중외제약은 2014년 18개 품목의 전문의약품 처방 실적을 늘리기 위해 전국 병・의원에 대한 대대적인 리베이트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본사에서 기존 처방 데이터를 이용해 처방을 늘릴 수 있는 병원을 선별해 일명 ‘보물지도’를 만들었고, 이들 병원을 대상으로 집중 리베이트를 벌였습니다.

또 처방량에 맞춰 1:1로 현금 등 금품을 제공하는 ‘백마 프로그램’을 마련해 병원에 현금이나 물품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병원의 행사 경비를 지원하고, 식사나 향응 제공, 해외 학회 참가비 지원, 임상·관찰연구비 지원에 골프 접대까지 다양한 수단을 통해 1,400여 개 병・의원에 65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줬다는 게 공정위 조사 결과입니다.

공정위는 중외제약이 현금이나 금품 등 경제적 이익을 전달한 횟수가 2만 3,000여 회에 달할 정도로 전방위 리베이트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중외제약은 이러한 불법 행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회계 처리 등 내부 문서를 작성할 때 리베이트가 아닌 내부직원 회식 등의 명목으로 처리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특히, 중외제약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팀에서 법 위반 행위를 인지하고, 리베이트 관련 용어를 정상적인 판매촉진 용어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중외제약은 또 같은 기간 44개 품목의 다른 의약품에 대해서는 전국 100여 개 병・의원을 상대로 500여 차례, 총 5억 3천만 원어치의 금품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최근까지도 병·의원 임상연구 21건에 대해 7억 원 상당의 연구비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정경쟁규약은 처방을 목적으로 하는 임상연구 지원을 금지하고 있는데, 공정위는 중외제약이 마케팅이나 영업부서 주도로 이런 연구 지원을 벌여 마케팅 수단으로 인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성림 공정위 지식산업감시과장은 “의사에게 부당하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적합한 의약품보다는 의료인에게 이익이 되는 의약품이 선택되는 왜곡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본사 차원의 조직적이고 전방위적 리베이트 행위 제재를 위해 역대 최대 과징금을 물렸다.”라고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JW중외제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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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수 기자 (m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