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70억 리베이트' 중외제약에 과징금 298억…신영섭 대표 檢고발

현금·물품·식사·향응·연구비 등 전방위 지원
공정위 "신 대표 가담 증거 있다"

ⓒ News1 장수영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전국 1500여개 병·의원에 약 70억원의 리베이트를 뿌린 JW중외제약에 과징금 298억원을 부과하고 신영섭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JW중외제약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98억원을 부과하고 법인과 신영섭 대표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19일 밝혔다.

구성림 공정위 지식산업감시과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표이사가 묵인하고, 적어도 가담을 했다는 증거가 있다"며 "그런 점을 고려해 고발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중외제약은 2014년 2월부터 현재까지 62개 품목의 의약품 처방 유지·증대를 목적으로 전국 1500여개 병·의원에 70억원 상당의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

이익 제공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중외제약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6개 품목 의약품의 처방 유지·증대를 위해 병·의원 등에 22억원 상당의 현금을 지급했다.

중외제약은 처방을 약정한 병·의원 등에 처방금액의 일정 비율 또는 일정 금액을 지급하거나, 병원 약제심사위원회(D/C) 통과를 대가로 일정 금액을 줬다.

중외제약은 또 2014~2016년 8개 품목 의약품의 처방 유지·증대를 위해 병·의원 등에 35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제품설명회 개최를 명목으로 의료인 모임을 지원하거나 식사·향응 제공에 6억원 상당을 지출했다.

또 동반자를 포함한 의료인 지원 등 숙박, 식사, 향응 등을 제공하는 24건의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18억원 상당을 썼다. 아울러 2016~2017년 의료인 24명의 18개 해외학회 참가경비 8400만원 상당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외에 2014년 5월부터 현재까지 병·의원 임상연구 21건에 대해 7억원 상당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구 과장은 "공정경쟁규약은 처방을 목적으로 하는 임상연구·관찰연구 지원을 금지하고 있다"며 "중외제약은 오히려 마케팅 부서 주도하에 판촉 목적으로 임상과 관찰연구를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중외제약의 전방위적인 리베이트 행위는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병·의원의 기존 처방량을 근거로 만든 '보물지도'(처방 증량 가능성 분석 자료)를 기초로 지원대상을 선정했다. 이후 지원대상 의료인이 선호하는 판촉수단을 조합한 맞춤 프로그램이나, 육성 품목을 다른 품목과 묶어 지원하는 번들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번 제재는 2021년 12월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과징금 부과기준율이 2배 상향된 이후 제약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해 강화된 규정을 적용한 최초의 사례다.

구 과장은 "공정위는 기본적으로 제약사에 대해 제재하고, 그 다음에 의결서 정본을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등으로 통보하게 된다"며 "유관부처에서 의료법이나 약사법 등에 따라서 관련된 의사·약사 등 의료인에 대한 제재를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외제약은 "공정위의 과징금 등 조치는 타사 사례들과 비교해 형평성을 잃었을뿐 아니라 관련 매출액의 산정 등 법리적으로도 다툼의 소지가 충분하다"며 "공정위로부터 의결서를 송달받는 대로 세부내용을 검토한 후 행정소송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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