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 저격하고 떠난 오클랜드 베테랑 투수 “엄마 아빠 돈 갖고 꺼져!”
존 피셔 구단주 향해 "엄마 아빠 돈 갖고 꺼져"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베테랑 불펜 투수 트레버 메이가 탐욕스러운 구단주를 저격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메이는 18일(이하 한국시각) MLB.com을 통해 "나는 공식적으로 프로 선수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야구를 하지 않아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1989년생 메이는 2008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필리델피아 필리스의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채 2012년 12월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했다. 그리고 2년 뒤 2014년 8월 25살의 나이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데뷔 시즌 10경기에 나섰고, 2015년에는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받았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8경기 8승 9패 7홀드 평균자책점 4.00을 올렸다. 2017년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며 위기에 몰렸지만, 2019년 5승 3패 17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4를 마크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찍어 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진출을 견인했다.
2020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어 뉴욕 메츠와 2년 1500만 달러(약 203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엔 메츠의 필승조로 활약해 7승 3패 16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해 이적 첫 시즌부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메츠와 동행을 끝내고 자신의 데뷔전 상대였던 오클랜드로 1년 700만 달러(약 94억 원)의 단기계약을 맺었다.
오클랜드에선 첫 클로저 역할을 맡았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약체로 꼽힌 오클랜드는 올 시즌에도 50승에 그치며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메이는 자신의 역할을 다해냈다. 49경기 4승 4패 1홀드 21세이브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올 시즌 정신 문제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최고의 몸상태는 아니었다.
결국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메이는 "나는 내 뜻대로 나가고 싶다"며 "야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야구를 다루는 나만의 쇼를 시작할 것이다. 야구를 통해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은퇴하는 마당에 시원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전했다. 그는 "나는 오클랜드라는 조직, 그리고 그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사랑한다. 딱 한 사람만 빼고 모두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은 오클랜드 존 피셔 구단주였다.
메이는 피셔 구단주를 향해 "빨리 구단을 팔아야 한다. 나도 'SELL SHIRT(오클랜드 팬이 제작한 구단 매각 요구 티셔츠)'를 주문했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을 뿐이다. 엄마, 아빠 돈은 다른 곳에서 사용해라"라며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최근 두 시즌 모두 3할대 승률로 최하위에 그친 오클랜드는 구단주에 대한 팬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피셔 구단주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구장에 방문한 적이 없으며 구단 투자에 인색하기로도 유명하다. 단 한 번의 홈구장 리모델링 없이 링센트럴 콜리세움을 병들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피셔 구단주는 라스베이거스에 신축 구장을 위한 부지매입을 마쳤고, 2027년 연고지 이전을 목표로 삼았다. 결국 피셔 구단주에 분노한 오클랜드 팬들은 지난 6월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서 'SELL SHIRT'를 입은채 'Sell the team' 구호를 외치며 구단 매각을 요구했다.
안타깝게도 오클랜드는 현재 피셔 구단주와 암흑기를 걷고 있다. 지난해 포브스가 추정한 피셔 구단주의 재산은 24억 달러(약 3조 2589억 원). 그러나 오클랜드의 페이롤은 5900만 달러(약 801억 원)에 그치고 있다. 은퇴한 메이의 한마디가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