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하원 “핵실험금지조약 비준 철회”… 커지는 핵 위협

박준우 기자 2023. 10. 1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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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가두마(하원)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하면서 러시아의 핵실험 재개 등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중국 방문 도중 '핵가방'을 노출하면서 이러한 우려에 기름을 붓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1996년 이 조약에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러시아도 비준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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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명 만장일치로 법안 통과
상원 거쳐 푸틴 서명 후 발효
“오늘날 세계 변화는 미국 탓”
베이징선 ‘푸틴 핵가방’ 포착
핵 실험 재개 우려 기름 부어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러시아 국가두마(하원)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하면서 러시아의 핵실험 재개 등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중국 방문 도중 ‘핵가방’을 노출하면서 이러한 우려에 기름을 붓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통한 중·러 밀착 강화로 미국 견제에 나섰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가두마는 이날 CTBT 비준 철회 법안을 2차와 3차 독회(심의)에서 1표도 반대 없이 찬성 415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상원 심의를 통과하면 푸틴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된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두마 의장은 “오늘날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적으로 미국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1996년 이 조약에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러시아도 비준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참석하면서 이른바 핵가방을 든 해군 장교들과 동행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에 맞서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한 공동전선 구축에 공을 들였다. 자신을 ‘나의 오랜 친구’로 부른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밝힌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관심 있는 국가들이 ‘북극 항로’ 개발에 직접 참여하도록 초대하며, 우리는 쇄빙선의 안정적인 항해, 통신 및 공급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북동 항로로 불리는 이 항로가 개발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으로부터 강도 높은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수송 공급처를 다변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양국은 경제협력 강화를 약속하며 미국의 제재에 대응할 것을 약속했다.

시 주석도 “강대국 역할을 구현해 양국의 발전과 국제적 공평·정의 수호, 세계 공동 발전에 힘을 보태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강대국인 중·러 양국이 손을 잡고 미국의 제재와 압박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세계에 중국은 단 한 곳뿐이며 대만은 분리될 수 없는 중국의 영토”라며 중국의 입장을 지지했고, 시 주석 또한 “러시아 인민이 자주적으로 선택한 민족 부흥의 길과 국가 주권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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