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에 세계적 교향악단 3곳 접수한 스타 지휘자 메켈레 “시벨리우스는 건축적 음악”[인터뷰]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3. 10. 19. 11: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0년전 시벨리우스가 지휘한
오슬로 필하모닉 이끌고 내한
28일 고양, 30일 서울 콘서트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 협연
28일(고양), 30일(서울) 두 차례 공연으로 첫 내한하는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 사진제공=빈체로
핀란드 출신 27세 스타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가 이달 처음으로 국내 포디움에 선다.

이름 앞에 항상 나이가 따라붙는다. 1996년생 27세인데, 이미 세계적 지휘자들이 거쳐간 명문 오케스트라 세 곳의 포디움을 거머쥐었다. 2020년 24세의 나이로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의 수석 지휘자, 이듬해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 됐다. 특히 지난해엔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와 2027년부터 5년간 수석 지휘자를 맡기로 했다. 2027년까지는 자리를 비워놓고 ‘예술적 파트너’로 활동하는 조건이다. RCO는 베를린필·빈필과 함께 세계 3대 악단으로 꼽힌다.

비결은 실력일 것이다. 작품 해석의 통찰력과 철저한 준비로 인정 받고 있다. 그는 매일경제와 서면 인터뷰에서도 “지휘자는 언제나 음악적으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리허설에서 보여주는 모든 해석과 움직임에는 근거가 있고, 원하는 지점을 확실히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고양), 30일(서울) 두 차례 공연으로 첫 내한하는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 사진제공=빈체로
항상 ‘최연소’ 등 나이로 주목받은 탓인지 자신의 나이에 관한 질문은 받지 않았다. 예술가 집안이란 배경도 그를 일찍 음악에 눈 뜨게 했다. 할아버지는 바이올리니스트, 아버지는 첼리스트, 어머니는 피아니스트, 여동생은 발레리나다. 자신은 7세에 헬싱키에서 오페라 ‘카르멘’ 합창단으로 무대에 서봤고, 첼로 연주도 배웠다. 이어 12세에 시벨리우스 음악원에 들어가 지휘 스승 요르마 파눌라를 만났다.

메켈레는 “핀란드가 음악 강국으로 된 이유 중 하나는 요르마 파눌라의 존재”라고 짚었다. 에사페카 살로넨, 한누 린투 등 핀란드 출신 명지휘자들을 길러냈다. KBS교향악단의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 서울시향의 오스모 벤스케 전 감독도 파눌라에게 배웠다.

“그의 수업에서 가장 독특하고도 멋졌던 건 매주 실제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수 있었단 거예요. 대형 오케스트라는 아니지만 사람들 앞에 직접 서서 어떻게 지휘할지를 깨달을 수 있었고 심리적으로도 편안해졌습니다. 또 제자들에게 절대 ‘이렇게 지휘하라’고 가르치지 않고, 음악에서 찾아야 하는 것과 접근법에 집중했죠. 지휘를 해본 후엔 제자들끼리 서로를 평가하기도 했어요. 이 모든 가르침이 지금도 도움이 됩니다.”

28일(고양), 30일(서울) 두 차례 공연으로 첫 내한하는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 사진제공=빈체로
메켈레는 28일 고양아람누리, 3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2021년과 2022년 예정됐던 내한이 팬데믹 탓에 취소되면서 드디어 성사된 내한 무대다. 함께 하는 오슬로 필하모닉도 27년 만의 한국 무대다. 헤르베르트 브롬슈테트, 마리스 얀손스, 바실리 페트렌코 등 저명 지휘자들이 상주했던 세계적 수준의 오케스트라다.

메켈레는 고국 핀란드의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번(고양)과 5번(서울)을 선곡했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과 협연하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도 양일 공연에서 만날 수 있다. 메켈레는 “시벨리우스는 건축가 같은 작곡가”라며 “그의 작품엔 아름다운 감성과 서사가 있지만, 감정이 건축적 부분을 침범하지 않는 엄격함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오슬로필이 보여줄 연주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100여년 전 시벨리우스 본인이 직접 오슬로필을 여러 차례 연주했기에 악단의 역사가 말해주는 ‘시벨리우스 전통’을 무시할 수 없겠죠. 어떻게 시벨리우스를 연주해야 하는지 이미 몸이 알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28일(고양), 30일(서울) 두 차례 공연으로 첫 내한하는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 사진제공=빈체로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