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생존 파부침주에 달렸다[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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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정당' '현실 안주' '과거 세력'.
과연 국민의힘이 그간 증대해 온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는 '국민통합 세력'으로, 국가 발전의 새 비전을 안겨주는 '미래 세력'으로, 대한민국을 부민강국으로 이끄는 '선진화 세력'으로 제구실을 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0.73%포인트 차로 간신히 집권하고도 과거 세력과 현실에 안주하며 웰빙 정당으로 군림해오지 않았는지 자문자답해봐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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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정당’ ‘현실 안주’ ‘과거 세력’.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에 덧씌워진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이다. 최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원인을 놓고 선거 3요소인 인물·구도·바람을 분석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번 선거만큼은 나무를 보는 미시적 관점도 좋지만, 숲을 보는 거시적 관점의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과연 국민의힘이 그간 증대해 온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는 ‘국민통합 세력’으로, 국가 발전의 새 비전을 안겨주는 ‘미래 세력’으로, 대한민국을 부민강국으로 이끄는 ‘선진화 세력’으로 제구실을 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0.73%포인트 차로 간신히 집권하고도 과거 세력과 현실에 안주하며 웰빙 정당으로 군림해오지 않았는지 자문자답해봐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 8월 국방부가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계획을 밝히자 애초 국민의힘에선 “이념 논쟁이 도움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동안 국민의힘의 공식 반응도 없었다. 그러다 며칠 뒤 열린 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제일 중요한 것은 이념”이라며 이념 논쟁에 불을 지피자 그제야 국민의힘은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당·정·대 관계에서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용산 출장소’의 면모를 보여준 순간이다. 홍 장군의 과거사를 놓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역사학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부터 심화한 국민 분열의 모습을 윤석열 정부와 집권당이 답습하니 ‘국민통합 세력’이 돼 달라는 대선에서의 국민 선택이 짓밟힌 셈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기대어 반사이익만 바라고 정치를 하지 않았는지, ‘여소야대’를 핑계로 민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법안 통과와 예산안 처리를 게을리하지 않았는지도 반추해봐야 한다. 집권당으로서 서로의 차이는 인정하되,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지혜를 주도적으로 구사했다면 부동·중도층에는 희망을 주는 미래 세력, 나의 삶을 개선해줄 선진화 세력으로 각인됐을 것이다.
원로 정치인들에게 국민의힘의 문제점을 물으면 “치열함과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승자의 역사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총선을 불과 23일 남겨둔 2004년 3월 23일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박근혜를 대표로 선출했다. 그는 취임 다음 날 서울 여의도 한 공터에 마련된 천막당사로 이동했다. 그 후 84일간 기존 당사에는 한 발짝도 들여놓지 않았다. 당시 한나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결의로 ‘탄핵 역풍’에 직면한 상태였다. 천막당사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대국민 메시지였다. 이러한 노력에 “마지막 기회를 달라”는 호소는 큰 울림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빈사의 위기에 있던 한나라당은 50석을 밑돌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121석을 차지했다.
이제는 결정해야 한다.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인지도 높은 ‘텃밭’ 영남권 의원들의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선언이라도 나와야 한다. 사즉생의 자세,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가 없다면 민주당이 ‘승자의 저주’에 걸리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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