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했던 2023년···웃으며 마친 이의리 “야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웠다”[스경x인터뷰]
이의리(21·KIA)는 올해 탈삼진 5위(156개)에 올랐다. 탈삼진왕에 오른 페디(NC)와 지난해 탈삼진왕 안우진(키움), 알칸타라(두산), 벤자민(KT) 등 외국인 투수들과 경쟁을 했다. 그러나 볼넷도 많았다. 데뷔후 가장 많은 93개의 볼넷으로 리그의 불명예 1위도 함께 하는 희한한 기록을 냈다.
이는 이의리의 올해를 파란만장하게 만든 시발점이 됐다. 쾌투하다가도 갑자기 제구가 몰려 투구 수가 급증하는 이닝이 잦으면서 더 던질 수 있었던 경기에서 일찍 내려오곤 했다. 131.2이닝을 던져 규정이닝에 12.1이닝이 모자랐다. 구위는 좋으나 제구가 좋지 않다는 불안감이 선입견을 만들었고, 다 나은 물집을 빌미로 국가대표 소집 하루 전 탈락하는 전무후무한 경험도 했다.
이의리는 “올해 많은 것을 배웠다. 야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전반기 부진했으나 후반기를 잘 시작했고, 그러다 어깨에 작은 통증이 생겨 다시 흔들리다 ‘물집 사건’으로 국가대표 탈락한 뒤 치른 시즌 마지막 4경기에서는 평균자책 1.57로 최고의 투구를 보여주었다. 자존심의 상처를 딛고 경기에 몰입하는 성숙한 투수로도 올라설 수 있었다.
이의리는 “기복이 너무 심했는데, 후반기 시작할 때와 마지막 4경기는 혼자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위기 상황에서도 정신 차려서 마인드 컨트롤 하고 생각하며 던졌다. 그런 부분에서 ‘투수다운’ 모습이었던 것 같다. 전반기에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올시즌이 남긴 숙제도 명확히 하나로 정리해 짚어냈다. 이의리는 “나름 변화구도 스트라이크로 잘 넣는 투수였는데 올해는 편차가 매우 심했다. 매이닝 그런 게 아니라 잘 던지다 갑자기 한 이닝에 볼넷을 많이 준 경기가 많았다. 단점이 명확했다. 그 점 빼면 올해가 데뷔후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또 그거 하나 때문에 모든 게 안 좋아졌으니 고민해서 내년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가지 일을 겪으며 고생했지만 이의리는 올해 11승을 거두며 2년 연속 두자릿승수를 거뒀고, KIA에서 가장 많이 승리하면서 양현종(171이닝)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책임진 선발 투수였다. 고졸 3년차에 팀에서 그 존재감을 확실히 넓혀가고 있다. 9년 연속 10승과 9년 연속 170이닝 대기록의 기로에 섰던 대선배 양현종을 보면서 투수란 무엇인가도 생각한 시즌이다.
이의리는 “(양)현종 선배님이 얼마 전 ‘너는 10승과 170이닝 중 (놓치면) 뭐가 더 아깝겠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170이닝’이라고 답했다. 10승은 선발 누구나에게 기회가 있지만, 170이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안 다쳐야 할 수 있다고들 생각하는데 170이닝은 잘 던져야 할 수 있는 기록”이라며 “올해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도 결국 이닝으로 나왔다. 조금만 컨트롤 하면 잡을 수 있었던 그 1~2이닝들이 커져서 결국 규정이닝을 못 했다. 기복 없는 경기를 보여주는 투수가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극과 극의 투구, 좋은 기록과 불명예 기록, 영광과 상처를 함께 경험한 시즌을 통해 이의리는 성장했다고 느끼고 있다. 이의리는 “잘 될 때는 힘이 빠져도 막힘 없이 훅훅 넘어간다. 지난해까지가 그랬다면 올해는 못 던진 경기에서도 나름대로 내가 집중하고 상황 생각하면서 풀어가려고 했다. 전에는 재능과 운으로 던졌다면 올해는 전에 비해 던지는 방법을 알고 생각하면서 했던 것 같다”며 “그 전 정도의 제구는 되찾고 지금처럼 생각하면서 던지는 것이 내년을 위해 준비할 일 같다. 그래도 시즌 마지막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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