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병원 폭발에 들끓는 아랍권…곳곳서 反이스라엘 시위(종합)

김예슬 기자 2023. 10. 1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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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서 발생한 병원 폭발로 500명에 가까운 민간인이 숨지며 이슬람 국가가 들끓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중동 매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요르단 수도 암만의 미국 대사관과 이스라엘 대사관 밖에는 수천 명의 사람이 모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요르단에서 요르단·이집트·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 4자 정상회담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병원 폭발로 4자 회담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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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증거 공개했지만 분노 이어져
"아랍 국가 지도자, 서구 파트너와 거리두기"
18일(현지시간) 레바논 아카르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서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있다. 2023.10.1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병원 폭발로 500명에 가까운 민간인이 숨지며 이슬람 국가가 들끓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중동 매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요르단 수도 암만의 미국 대사관과 이스라엘 대사관 밖에는 수천 명의 사람이 모였다. 이들은 "요르단 땅에는 시오니스트 대사관이 없다"며 이스라엘 외교관을 추방할 것을 요구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도 미국 대사관 근처에 모인 시위대가 물대포를 사용하는 보안군과 충돌했다.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는 프랑스 대사관에 모인 시위대가 "프랑스인과 미국인은 시오니스트의 동맹"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집트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 대도시에서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집회가 열렸다. 이 밖에도 튀르키예, 모로코, 리비아, 이란, 알제리 등에서도 산발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앞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가자시티에 있는 알 아흘리 아랍(al-Ahli Arab)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최소 471명이 사망하고 34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우리 정보에 따르면 하마스는 폭발이 이슬라믹 지하드 로켓의 발사 실패에 따른 것임을 알고 있었고,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숨기기 위해 글로벌 미디어 캠페인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IDF는 그 증거로 영어로 번역된 통화 녹음본을 공개했다. 이 녹음본에서 하마스로 추정되는 한 사람이 "이렇게 미사일이 떨어지는 건 처음이다. 이 로켓이 이슬라믹 지하드 것으로 보이는 이유"라고 말하자 다른 사람이 "우리가 보낸 거에요?"라고 묻는다. 그러자 첫 번째 사람이 "그런 것 같다"고 답한다.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병원 폭발로 약 470명이 숨진 가운데 1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반(反) 이스라엘 시위가 벌어졌다. 23.10.1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병원 참사 직후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테러리스트 그룹이 잘못 발사한 로켓의 결과"라고 입장을 냈지만 한번 불붙은 분노는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이슬람권 국민들이 미국에게서 등을 돌리자, 각국 지도자들도 이스라엘·미국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슬람협력기구(IOC)는 이번 폭발을 "전쟁범죄이자 반인도적 범죄, 조직적인 국가 테러"라고 표현하며 이스라엘을 비난했고,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 자셈 모하메드 알부다이위는 "이스라엘 점령군의 심각한 위반 행위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아랍연맹의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대표도 "이 비극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랍에미리트 평론가 압둘 카레크 압둘라는 CNN에 "아랍 국가들은 바이든이 이스라엘을 비판하거나 유혈 사태를 중단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인식에 충격을 받았다"며 "아랍 국가들은 그를 무시하기 위해 분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웹사이트 톱 기사에 '미국이 이스라엘에 지지를 보내는 가운데 지역은 들끓고 있다(As U.S. stands with Israel, region seethes)'는 기사를 게재해 현지 상황을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요르단에서 요르단·이집트·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 4자 정상회담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병원 폭발로 4자 회담은 무산됐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타흐리르 중동 정책 연구소의 티모시 칼다스 부소장은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 문제(병원 폭발)에 대해 자신과 서구 파트너들 사이에서 거리를 두고, 대중의 비난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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