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비디엑스 “암 환자 혈액 20㎖만으로 항암제 효과 알 수 있어…‘캔서엑스’도 곧 합류”
유한양행 렉라자 효과 가늠하는 키트 개발
“내년 매출 100억 원 이상 기대”
“IPO 이후 미국 등 해외 시장 직접 공략”
국내 바이오벤처인 아이엠비디엑스 김태유 대표는 18일 “아스트라제네카와 동반 진단 협약 1단계(Phase 1)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단계(Phase 2)에 단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단계 협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미국 이외 지역 동반 진단 파트너사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인 김 대표가 2014년 학내 벤처로 설립한 아이엠비디엑스는 사람의 혈액이나 소변, 침방울에 있는 후성(後性)유전체를 분석해 암과 같은 질병을 진단하는 회사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SG)을 기반으로 한 액체생검 진단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한암학회 이사장도 맡고 있다.
대표 기술은 암 환자의 혈액으로 진행성 암의 재발을 예측하고 진단하는 ‘알파 리퀴드’, 암환자가 아닌 사람의 혈액을 10~20㎖ 가량 채취해 대장암·위암 등 8개 암종을 동시 검사할 수 있는 ‘캔서 파인드’, 1~3기 암수술 후 절제한 암 조직을 분석해 재발을 모니터링하는 ‘캔서 디텍트’ 등이다.
아이엠비디엑스가 아스트라제네카와 동반진단 협약을 맺은 플랫폼은 ‘알파리퀴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진행성 전립선암 표적항암제인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를 개발했다. 린파자는 브라카(BRCA)변이가 있는 전립선암 환자에게 처방되는데, 미국에서는 이같은 변이가 있는 환자를 가던트헬스, 파운데이션메디슨의 플랫폼으로 선별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기업의 검사비는 1회에 4000달러(약 500만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시장 확대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액체생검 기업을 물색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암을 진단할 때 표준으로 조직 검사를 하는데, 환자가 전립선암 조직 검사를 받을 때 고통이 상상을 초월한다”며 “이같은 고통을 감안하면 혈액 진단의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폐암 신약인 렉라자의 동반진단 키트도 개발하고 있다. 이 키트를 활용하면 렉라자를 썼을 때 환자에게 효과가 좋을 지 나쁠 지 예측할 수 있다. 이 밖에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국립암센터 등 국내 31개 병원에서 알파 리퀴드를 진단에 활용하고 있다.
회사는 조기 암 검진 서비스인 ‘캔서 파인드’에 대한 기대도 크다. 현재 액체생검 조기 암 검진 서비스로 가장 앞선 기업으로는 미국 그레일(Grail)이 꼽힌다. 그레일은 지난 2021년 조기 암 검진 상품을 출시했는데, 지난해 매출이 8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김 대표는 캔서파인드의 성능이 갤러리와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고,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성태 아이엠비디엑스 공동대표(CFO)는 이날 기자와 만나 “조만간 캔서엑스(CancerX) 멤버로도 합류한다”고 말했다. 캔서엑스는 미국의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암정복 프로젝트 ‘캔서문샷’ 정책을 촉진하려고 설립한 공공 민간 협력체다. 문 대표는 “캔서엑스 측과 멤버십 가입 협의 중에 있고 마무리 단계다”라고도 설명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코스닥 시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받고 있다. 올해 8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고,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기술성 평가에서 2개 평가기관으로부터 A등급을 받았다.
김태유 대표는 기업 공개로 확보한 자금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진은 검체 운송 시간과 조건에 민감하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면 해외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라고 본다. 회사는 나아가 암 진단 외에 다른 질병으로 예측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또 “아이엠비디엑스는 진단 기술로 실제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기업으로 기존의 기술특례상장 바이오와 차별화된다”며 “코스닥 상장 이후에도 국내외에서 입증한 사업 경쟁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엠비디엑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3% 늘었다. 영업손실은 87억원, 순손실은 104억원이다. 문 대표는 “올해 매출은 3분기에 이미 지난해 연 매출을 넘어섰다”며 “내년 매출은 100억원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마다 매출이 2배씩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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