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가 좋았지” 미국 가계 자산, 팬데믹 3년간 사상 최대 급증
1989년 연준 조사 기간 동안 최대 폭 증가
주가·집값 상승에 정부 코로나 지원금 영향
18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공개한 소비자 금융 조사에 따르면 2019~2022년 3년 동안 물가상승을 반영한 미국 가계 중위 실질 순자산은 37%나 급증한 19만2900달러, 평균 실질 순자산은 23% 늘어난 106만3700달러로 나타났다.
미국 가계 실질 순자산 중위값이 증가는 1989년 연준이 매 3년간 소비자 금융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직전 최고 증가 폭의 두 배 이상에 달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인들은 순자산 뿐 아니라 실질 소득도 대체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2021년에 걸친 설문조사에서 미국 가계 중위 실질소득은 3년간 3% 늘어났고, 평균 실질소득은 3년간 1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28%의 미국인이 2021년 소득이 통상적인 수준의 소득 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응답했다.
반대로 미국 가계가 부담하는 빚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연준에 따르면 미국 가계 중위 부채 규모는 3년간 1% 미만으로 줄어든 15만5600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가계의 약 42%가 주택담보대출이 있었다. 신용카드 부채를 가진 가구 비율도 약 45%로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신용카드 부채 중위값(2700달러)과 평균(6100달러) 각각 3년간 대폭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팬데믹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을 훨씬 능가한 주가 상승과 집값 상승이 미국 실질 가계 순자산 증가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2021년도에 실시한 마지막 조사년도 설문조사에서 미국인들은 여전히 실업 수당 확대를 비롯해 정부 부양책에 따른 보조금을 받고 있었는데, 이 역시 미국 소비자 금융 조사 결과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모든 소득계층에서 순자산 증가가 나타났지만, 불평등은 더욱 심화됐다고 뉴욕타임즈(NYT)는 지적했다.
NYT는 “미국에서는 부자들이 금융자산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주식, 채권, 주택 가격이 오르면 부의 격차가 절대적으로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3년간 가계 실질 중위 소득은 3% 늘었지만, 평균 실질소득은 15%나 늘어난 점이 소득 불평등 확대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실질 순자산을 기준으로는 중간 소득 계층에서 더 크게 순자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에 따르면 최고 소득계층인 5분위 계층의 순자산은 2019년 664만1800달러에서 781만500달러로 팬데믹 3년간 18% 늘었지만, 저소득인 1분위 계층 순자산(66%), 2분위(47%), 3분위(36%), 4분위(35%) 모두 더 빠른 속도로 순자산이 늘어났다.
다만, 연준 소비자 금융 설문조사가 조사 기간보다 1년 전에 이뤄지는 시차를 감안하면 올해 미국 가계는 보다 긴축적인 금융 환경에 놓여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소비자 금융 조사를 주도한 뉴욕 연은 연구진들은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전반적으로 가계 대차대조표는 견고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를 뒷받침했던 초저금리 시대는 현재로선 확실히 끝났고 몇 달 안에 가계 재정이 더 긴축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 박에도 연구진은 미국 가계에 현재 얼마나 많은 초과 저축이 남아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고, 일부 가구는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와 금리 상승에 따라 더 큰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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