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 경험 있다” 이승엽은 ‘미러클 두산’ 저력 믿는다, ‘승부사’ 감독 보여줄까

김태우 기자 2023. 10. 1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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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 임하는 이승엽 두산 감독 ⓒ 연합뉴스
▲ 험난한 PS 대진표를 받아든 두산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즌 마지막까지 3위 자리를 놓고 다퉜던 두산은 결국 5위로 떨어지며 험난한 포스트시즌 대진표를 받아들였다.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부터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절박함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9위를 기록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어쨌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은 소기의 성과로 인정할 수 있다. 올해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두산 감독도 부임 첫 해 포스트시즌을 경험한다. 그러나 여론과 마주한 사정이 호의적이지는 않다. 시즌 홈 마지막 경기에서는 이 감독에 대한 일부 팬들의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이 감독도 시즌 막판 성적표가 아쉽기만 하다. 자신이 조금 더 냉정하게 경기를 풀어갔다면 더 좋은 성적을 거뒀을 것이라는 자책을 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힘들었다”고 올 시즌 정규시즌을 돌아보면서 “생각보다 순위 싸움이 너무 마지막까지 치열했다. 우리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그럴 여유가 사실 없었다.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의 피로도도 조금 쌓였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제 다 지나간 일이다. 일단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부터 이기고 생각해야 한다. 1차전을 이기면 2차전, 그 다음 준플레이오프까지 최대한 버티면서 가을을 연장해야 한다. 하루살이 신세라고 볼 수 있지만, 이 감독은 가을 경험이 많은 선수들을 믿는다. ‘미러클’을 만들어왔던 두산의 저력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짧으면 한 경기이고, 길면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선수들이 지금까지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체력전과는 별개로 생각한다. 어느 정도 마음을 단단히 먹고 큰 경기라는 생각을 하면, 우리 선수들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치러낼 것이라 믿고 있다”고 기대했다.

일단 선발 매치업에서는 오히려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역시 마지막까지 3위를 놓고 싸웠던 NC는 팀의 에이스이자 리그 최고의 투수인 에릭 페디를 16일 소진했다.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등판하지 않는다. 두산도 외국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16일 던져 이번 엔트리에서는 빠졌지만, 그래도 곽빈과 브랜든 와델이 대기하고 있다. 어떤 투수와 붙어도 해볼 만한 카드들이다.

▲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곽빈 ⓒ 두산 베어스
▲ 포스트시즌 출장 경기 수만 92경기에 이르는 김재호 ⓒ 두산 베어스

1차전 선발로 나설 곽빈에 대해서는 “시즌 마지막 경기 때 보여줬던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리 팀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곽빈은 시즌 23경기에서 127⅓이닝을 던지며 12승7패 평균자책점 2.90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팀의 토종 에이스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3일 KIA전에서도 6이닝 2피안타 9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에 큰 힘을 보탰다.

관건은 타선이다. 올해 두산이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한 건 결국 타선이 속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감독도 “야구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올 시즌을 돌아보면서 “우리 팀의 타격 지표가 굉장히 낮다. 수치가 그러다 보니까 나도 선수들에게 작전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득점력이 적다보니 조금 힘들게 경기를 했다.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 내가 선수들을 독려하지 못했다는 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다만 큰 무대에서는 또 다를 수 있다. 역시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두산 야수진에는 가을 야구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더러 있다. 김재호는 포스트시즌 경기에만 총 92경기에 나갔고, 김재환은 43경기, 양의지는 61경기, 정수빈은 79경기, 허경민은 74경기에 나갔다. 출전 경기 수는 조금 적지만 큰 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준 강승호와 같은 선수도 있다. 이승엽 감독이 보여줄 승부처에서의 능력도 관심을 모은다.

▲ 타선 부활의 키를 쥔 김재호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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