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살해한 전 남친 美법정서 웃자… 엄마는 피고인석으로 달려들었다
미국 텍사스주의 한 법정에서 재판 중 돌연 난투극이 벌어졌다. 난투극의 주인공은 피해자 가족과 피고인이었다. 법정의 보안요원 3명이 달라붙어 싸움을 말린 뒤에야 상황이 일단락됐다. 이들 사이에는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걸까.
18일(현지 시각) 텍사스주 지역 방송 KHOU 등에 따르면, 전날 법정에서는 다이아몬드 알바레즈(17) 살해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피고인은 알바레즈의 전 남자친구였던 프랭크 드레온(18)으로, 지난해 1월 11일 말다툼 중 알바레즈에게 총 22발을 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알바레즈는 집 근처에 강아지를 산책시키러 나왔다가 비극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에는 피해자 알바레즈의 어머니 안나 마차도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마차도는 증인석에서 딸을 살해한 드레온을 “괴물”이라고 표현하며 거세게 비난했다.
난투극이 벌어진 건 마차도가 증언을 마친 직후다. 마차도가 화를 참지 못하고 피고인석에 있던 드레온을 향해 달려든 것이다. 보안요원들이 마차도를 제지하기 위해 몰린 틈을 타 알바레즈의 삼촌이 드레온에게 다가가 주먹질했고, 법정은 아수라장이 됐다. 보안요원 3명이 달려들어도 난투극이 끝나지 않자, 급기야 참관객이 방청석 펜스를 넘어가 함께 삼촌을 저지하기까지 했다.
마차도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딸을 살해한 드레온이 자신을 향해 비웃는 표정을 지어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 눈에 드레온은 괴물”이라며 “이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에게서는 전혀 후회하는 표정을 찾을 수 없었다”며 “되레 나를 보고 비웃고 있었다. 내 딸 목숨은 농담이 아니다”라고 했다.
마차도는 법정 내에서 소란을 피운 것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그는 “피고인석을 향해 달려든 건 명백한 우리의 잘못”이라며 “단지 내 딸을 돌려받기를 원하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현재 드레온에게 직접적으로 폭행을 가한 알바레즈의 삼촌은 구금된 상태다. KHOU는 “그가 어떤 혐의로 기소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드레온은 이번 재판에서 징역 4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마차도는 “딸이 죽은 뒤 우리의 삶은 멈췄다. 걷는 좀비와 다름없었다”며 “정의를 위해 싸워왔고, 오늘 마침내 딸의 정의를 얻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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