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해수욕장 갯벌 속 고려 선박, 잠에서 깨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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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송호해수욕장 해역에서 오래된 선박 한 척이 발견됐습니다.
저판 규모로만 봤을 때, 현재까지 국내에서 조사됐던 한반도 제작 고선박 가운데에서 가장 규모가 컸습니다.
이 고선박의 이름은 발견된 해역의 명칭을 따라 '해남선'으로 붙여졌습니다.
곡물을 싣고 남해를 유유히 항해하던 선박이 좌초한 이유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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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송호해수욕장 해역에서 오래된 선박 한 척이 발견됐습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신속하게 움직였습니다. 이 고선박이 훼손될 우려와 유물들의 도굴이 염려됐기 때문입니다.
발견된 후 한 달 뒤인 2023년 6월부터 수중발굴조사 작업이 시작됐고, 약 4개월 만에 발굴조사 작업은 완료됐습니다.
이 선박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내부에서 수습된 유물들과 선체 부재들의 방사성탄소연대분석 결과 이 선박은 11세기 초반에서 12세기 중반 때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선박은 고려시대에 제작돼 운항됐을 겁니다.
이 선박의 운항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곡물 운반선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출수된 유물은 도기와 기와 숫돌, 닻돌 등 총 15점이었는데, 도기 내부에서는 볍씨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씨앗들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조사 결과, 배의 아래쪽 면인 저판은 7열이 남아 있었습니다. 선체의 양 옆면을 이루는 외판 부재는 좌현 2단, 우현 3단이 각각 남았습니다.
남은 부분을 토대로 추정하면 이 선박의 최대 규모는 길이 13.4m, 폭 4.7m입니다. 저판 규모로만 봤을 때, 현재까지 국내에서 조사됐던 한반도 제작 고선박 가운데에서 가장 규모가 컸습니다.
이 고선박의 이름은 발견된 해역의 명칭을 따라 '해남선'으로 붙여졌습니다. 곡물을 싣고 남해를 유유히 항해하던 선박이 좌초한 이유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 이 해남선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보존처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좌초 경위도 규명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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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연 기자 (bel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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