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에 일단 멈춤" 한은, 6연속 금리 동결… 인하는 내년 2분기 이후(종합)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국제유가 변동성에 따른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2%포인트까지 벌어진 한·미 금리차, 원/달러 환율 상승,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계부채 등 금리 인상 요인이 여전하다.
하지만 소비 위축과 경기 회복 부진 등으로 정부나 한은이 기대해온 '상저하고' 달성이 불투명한 데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연체율 상승, 개인사업자 대출 급증에 따른 이자부담 가중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리 인상에 나서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따른 경기 불안 등을 고려해 금리 동결을 이어가면 한·미 금리 역전 차가 당분간 2%포인트 유지될 전망이다.
한은 금통위는 19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4·5·7·8월에 이은 6차례 연속 동결이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2021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1년 6개월에 걸쳐 0.50%인 기준금리를 3.5%로 3%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이후 6회 연속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한은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국내 물가도 잡히는 모습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 물가상승률은 1월 5.2%를 기록한 후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를 기록하다가 7월에는 2.3%까지 떨어졌지만 8월 3.4%, 9월 3.7%로 2개월 연속 3%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간 확전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인해 국내 물가상승률이 4%대에 재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한은은 내년 3분기부터 물가가 관리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가 잡히는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해 경기를 자극할 필요가 없었단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불안한 경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의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3%를 찍은 뒤 올해 1분기 0.3%, 2분기 0.6%를 기록하며 개선되고 있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줄어든 불황형흑자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 대부분이 마이너스를 보였으며 특히 정부 소비는 1997년 1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1∼8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09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236억6000만달러)와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업황 BSI는 전월 대비 2포인트 오른 73을 기록했다. 10월 업황전망BSI(장기평균 79)는 전월과 같은 73으로 나타났다.
BSI는 기업의 경기 인식을 조사한 지표로 100을 웃돌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더 많고, 100을 밑돌면 업황이 나쁘다고 답한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금융 불안이 커지는 점도 한은으로선 부담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7.28%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지난 6월 말 634조9614억원으로 2021년 상반기(527조4244억원) 대비 107조5370억원 증가한 점도 한은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지속되는 가계부채 증가세도 축소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 중이지만 디레버리징(가계부채 축소)을 위해 한은이 금리를 올릴 경우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나 부실 문제가 커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9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9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2조4000억원 늘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증가폭을 보면 5월(2조8000억원), 6월(3조5000억원), 7월(5조3000억원), 8월(6조1000억원) 등 매월 확대되다가 지난달 축소됐다.
6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은의 통화긴축 정책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한은이 이번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하고 금리 인하로 선회(피벗)하는 시점을 내년 2분기 이후로 보고 있다. 올해 남은 한은 금통위는 11월30일 한 차례 남아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8개월만에 연 4.6% 예금 재등장… 저축은행은 '좌불안석' - 머니S
- "시작 전부터 시끌"… 촬영장 민폐 논란, 사과하면 뭐하나 - 머니S
- "오빠 용돈 하셔라"… 송가인, 탁재훈 콘서트 등장 '깜짝' - 머니S
- 전세사기 공포에 차라리 '월세'를… 한 달 새 0.15%↑ - 머니S
- "연기 그만둬라"… '무명' 손석구에 조언한 대표, 사과한 사연 - 머니S
- [단독] '버드 스트라이크 의심'… 제주항공 보홀-인천 여객기 긴급 회항 - 머니S
- "넌 여자가 아냐"… 김혜선, 전남친 때문에 ○○ 수술? - 머니S
- 가스라이팅까지? '충격'… 신화 이민우 "절친이 재산 갈취" - 머니S
- 中 고층 빌딩, 화재로 '활활'… 원인은 담배꽁초? - 머니S
- "장모님도 바람났다고"… 장항준, ♥김은희와 별거설? - 머니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