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중국 기업, 삼겹살이 일본 음식"? 해외 교과서 오류 보니…

백민경 기자 2023. 10. 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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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교과서에서 '현대'를 중국 기업이라고 하거나 한국 음식을 일본 음식이라고 표기하는 등의 오류가 다수 발견됐습니다. 앞서 17일 JTBC는 우리 정부가 여러 차례 시정을 요청했으나 고쳐지지 않은 오류에 대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과 외교부는 지난 2003년부터 147개 나라를 대상으로 1만 8000여 교과서를 분석해 오류를 찾아 고쳐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단순 오류도 있지만, 심각한 역사적 오류도 있습니다.

스리랑카 교과서에 우리 기업인 현대(Hyundai)가 중국 기업이라고 돼 있다. 〈사진=JTBC〉

스리랑카 10학년 학생들이 쓰는 지리 교과서에는 조선 산업이 발달한 국가들이 나오는데, 이 중 우리 기업인 현대(Hyundai)가 중국 기업이라고 돼 있습니다. 이 내용은 연구원의 시정조치 이후 개정판에서 삭제됐습니다.

오스트리아 교과서에는 한국 음식이 일본 음식으로 소개돼 있다. 〈사진=JTBC〉

오스트리아 교과서는 일본 문화와 전통을 들면서 사진에 무채, 쌈장 같은 한식과 삼겹살 등이 나옵니다. 이 음식들은 일본 음식(Japanisches Essen)이라고 소개돼 있습니다.

파라과이 교과서는 한반도 기후를 잘못 표기했다. 〈사진=JTBC〉

파라과이 교과서는 북한을 대륙성 온대 기후로, 남한은 지중해성 온대 기후로 표기했습니다. 최근에는 교과서 내 서술이 잘못되기 보다는 지도에 잘못된 내용이 들어간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많은 오류는 체코 교과서처럼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경우다. 〈사진=JTBC〉

해외 교과서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오류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경우입니다. 원래 체코 교과서에는 우리나라 동해 부근에 '일본해(Japoneske More)'라고만 쓰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정 신청이 이뤄지면서 동해(Vychodni More)라는 표현이 나란히 쓰이게 됐습니다. 이의 신청에만 몇 달, 몇 년이 걸리지만 점차 동해가 일본해와 나란히 쓰이는 추세입니다.

'한류' 'K-POP' 높아진 관심은 교과서로도


핀란드 교과서에 삽입된 싸이의 '강남 스타일'. 〈출처=JTBC〉

최근에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 교과서에 한국이 소개되는 사례가 더 많아졌습니다.

아프리카 우간다 교재는 BTS와 태권도를 소개하며 한국을 비중 있게 다룬다. 〈사진=JTBC〉

아프리카 우간다 교재는 BTS와 태권도를 소개하며 한국을 비중 있게 다룬다. 〈사진=JTBC〉

우간다 디지털 교재는 한국을 비중 있게 소개합니다. 한국 근현대사를 비교적 자세히 다루고, 삼성과 BTS뿐 아니라 태권도, 한복, 한식을 알리고 있습니다.


과테말라는 우리나라의 전래 동화와 신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과테말라 교과서에는 전래 동화 '토끼와 거북이'가 현지어로 실려 있습니다. 단군 신화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실은 해외 교과서도 있습니다.

한 번 잘못된 내용, 수정에는 수 달, 수 년 걸려



이렇게 해외 교과서에 우리 문화가 잘 소개된 경우도 있지만, 잘못 실린 경우 수정하려면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외교부가 재외공관을 통해 수집한 각국 교과서(주로 역사 관련 교과서)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번역을 거쳐 분석에 들어갑니다.

지난 5년 간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해외에 고쳐 달라고 한 오류는 총 2283건입니다. 이 가운데 실제 수정된 건 992건입니다. 교과서 자체가 오래됐거나 문제가 있어 더이상 쓰지 않는 611건을 포함한 수치입니다. 조원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바로알리기사업실장은 "(수정을 요구해도) 답변이 오지 않는 국가가 대다수"라며 "개인적으로 교과서 집필진을 접촉해 시정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나의 오류를 바로잡는데 수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해외 교과서이다 보니 교과서 자체를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지난 5년 간 총 257개국(중복)에 교과서를 요청했는데, 그 중 교과서를 구한 건 절반에 못 미치는 108개국에 불과합니다. 현지 공관이 영세해 인력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 교과서를 쉽게 내주지 않는 나라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문화공정 등 역사 왜곡 흐름 속에 교과서 오류만큼은 우리도 선제적으로 바로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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