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악취” 美장례식장서 발견된 부패시신 189구, 무슨 일?
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200구 가까이 되는 부패한 시신이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18일(현지시각)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콜로라도 수사국은 펜로즈에 있는 ‘리턴 투 네이처’ 장례식장에서 최소 189구의 시신을 수습해 엘파소 카운티 검시관 사무소로 이송했다.
수사국은 이달 초 “장례식장에서 지독한 냄새가 난다”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수사관들은 당초 부적절하게 보관된 시신 115구를 발견했다. 이후 수사국이 조사를 이어오며 시신을 추가로 발견한 것이다.
장례식장 규제당국이 지난 5일 작성한 문건에 따르면, 장례식장의 소유주인 존 홀포드는 이 건물에 유해를 부적절하게 보관해온 사실을 숨기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 건물에 문제가 있다”며 “이곳에서 박제 작업을 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장례식장은 지난해 11월 면허가 만료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주 규제당국은 이후 이 장례식을 방문해 점검하거나, 홀포드에게 연락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WP는 “콜로라도주는 장례식장 운영과 관련 미국 내 주 가운데 가장 취약한 감독법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 장의사 협회 측은 “콜로라도는 장례식장 운영 면허를 받는 데 최소한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지 않은 유일한 주”라고 했다.
이 장례식장은 ‘친환경 장례’(Green Burial)를 내세워 운영해왔다고 한다. WP는 “친환경 장례는 부패를 방지하는 약품 처리 등을 하지 않고 시신을 땅에 묻는 것”이라며 “콜로라도에서는 합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 규정에 따라 24시간 이내에 매장되지 않은 시신은 적절하게 냉장 보관해야 한다”고 했다.
수사국은 유해는 모두 수습됐으나,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신 수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수사국은 “앞으로 며칠 내로 DNA 검사를 통한 신원 확인을 시작하겠지만 이 조사가 언제 완료될지는 알 수 없다”며 “신원을 확인한 뒤 유족에게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홀포드에 대한 형사 고발이 진행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수사국은 이 사건과 관련해 아무도 체포‧기소되지 않았으며, 홀포드가 수사관들에게 협력해 조사받고 있다고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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