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 코트에 들고 온 가방에 뭐가 들었길래...흥국생명 체력의 비밀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경기가 시작되기 전 '배구 여제' 김연경이 몸을 풀기 위해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의 손에는 작은 가방 하나가 있었다. 그녀가 들고 온 에코백 안에는 뭐가 있었던 걸까.
고무밴드였다. 고무밴드는 라텍스나 고무로 만든 탄성 밴드로 휴대성이 뛰어나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스트레칭 도구다. 제대로 사용하면 전신 근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며 경기 전 무리하지 않고 몸을 풀 수 있어 부상 예방에 탁월하다.
흥국생명은 김연경뿐 아니라 많은 선수가 경기 전 고무밴드를 이용해 몸을 풀었다.
김연경은 프로 데뷔 이후 무릎 수술을 세 번이나 받았다. 단단한 바닥에서 점프와 착지를 반복하는 배구라는 운동의 특성상 무릎 부상은 배구 선수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상이다.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갑자기 방향 전환을 하게 되면 무릎이 짓눌리고 뒤틀려 연골판이 파열되기 쉽다. 그래서 김연경같이 수술 경력이 있는 베테랑의 경우는 평소 무릎 근력 운동에 많은 신경 써야만 부상 예방을 할 수 있다.
김연경의 스트레칭 파트너는 옐레나였다. 가방에서 고무밴드를 꺼낸 김연경은 옐레나의 오른쪽 무릎에 고무밴드를 고정한 뒤 왼쪽 무릎 근력 강화 운동을 시작했다. 옐레나는 왼쪽 다리로는 오른팔 근력 운동을 하고 오른쪽 다리로는 김연경의 운동을 돕는 모습이었다. 이후 김연경도 옐레나처럼 고무밴드를 하나 더 챙겨 양손에 끼고 상체 근력 운동을 추가했다.
한편 18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는 우승 후보 간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지난 시즌에도 양 팀은 3승 3패로 팽팽했고 올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양 팀은 예상대로 치열한 승부를 펼쳤고 5세트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23점, 옐레나가 22점으로 팀을 이끌며 세트 스코어 3-2(15-25, 25-12, 25-21, 21-25, 15-12)로 역전승했다. 특히 김연경은 4세트 8득점, 5세트 5득점을 기록하며 경기 후반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35세 베테랑 김연경이 경기 후반까지 지치지 않고 스파이크를 때릴 수 있었던 건 평소 체력 훈련을 잘했기 때문이다.
이날 승리 김연경의 흥국생명은 개막 후 2연승(승점 5)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리버스 스윕 패배로 아쉽게 우승을 놓쳤던 흥국생명은 올 시즌 우승을 목표로 산뜻한 출발을 시작했다.
[김연경이 경기 전 고무밴드를 이용해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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