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의 파격변신은 옳았다, '거래'

아이즈 ize 정명화(칼럼니스트) 2023. 10. 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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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망했어, 내 인생은."담배와 욕을 입에 물고 신세한탄을 쏟아내는 청년.

그의 푸념을 묵묵히 듣고 있지만 괴로운 속내를 숨길 수 없는 친구와 술에 취해 쓰러진 또 한명의 친구.

평범했던 세 친구의 술자리는 한순간의 선택으로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불러온다.

각 등장인물들이 가진 비밀과 속내가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드라마틱한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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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정명화(칼럼니스트)

사진=웨이브

"처음부터 망했어, 내 인생은."

담배와 욕을 입에 물고 신세한탄을 쏟아내는 청년. 그의 푸념을 묵묵히 듣고 있지만 괴로운 속내를 숨길 수 없는 친구와 술에 취해 쓰러진 또 한명의 친구. 고교 동창인 세 청년은 갓 전역한 '준성'(유승호)의 제대를 축하하기 위해 오랜만에 만났다. 평범했던 세 친구의 술자리는 한순간의 선택으로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불러온다. 

웨이브의 오리지널 시리즈 '거래'는 우남20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돈이 필요한 두 친구가 계획에 없던 납치사건을 일으키며 벌어지는 스노우볼 이펙트, 일명 눈덩이 효과를 그린 범죄 스릴러다. 유승호가 첫 OTT 시리즈에 출연해 그동안의 이미지와는 다른 거칠고 반항적인 캐릭터 준성을 연기했다. 친구를 납치하는 희대의 범죄를 주동하는 의대생 재효는 김동휘가 맡고, 이 납치극의 인질인 민우는 유수빈이 연기했다. 

시작은 어이없을 만큼 단순했다. 술에 취해 쓰러진 민우를 재효의 자취방에 옮겨왔을때, 그리고 민우 휴대전화가 울리며 '엄마'라는 이름이 떴을때, 설마 했던 납치극의 막이 오른다. 아무런 준비 없이, 사전 모의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범죄. 어처구니 없고 엉성할 것 같던 범죄극은 의외로 제법 치밀하게 흘러간다. 수재로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던 의대생 재효는 빠른 두뇌회전으로 친구 납치라는 초유의 인질극, 그 판을 짠다. 

사진=웨이브

'거래'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불안과 고민, 각각의 위치에서 느끼는 암담한 현실을 그린다. 단순하고 거칠지만 순수한 준성은 한방의 허상에 휘둘려 도박에 손을 댔다. 공부도 기술도, 이렇다할 재주도 없던 그에게 도박은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출구처럼 보였다. 하지만 도박으로 빚을 지고 사채까지 빌린 준성은 도피성 입대를 하지만, 제대 후 남은 것은 4억으로 불어난 사채빚이다. '제대 하면 정말 성실하게 아버지를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다짐과 달리 장기를 떼겠다는 사채업자들의 협박과 빚의 무게에 눌려 새출발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말았다.

재효도 남모를 속사정을 갖고 있다. 촉망받는 의대생이지만 시험 컨닝 사건이 발각나며 돈으로 무마시키지 못하면 퇴학당할 위기에 놓여있다. 함께 컨닝을 모의한 동급생들은 돈을 내고 처벌을 면했지만, 기댈 곳 없는 처지인 재효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납치극을 벌이게 된다. 

궁지에 몰린 두 친구의 범죄는 뜻밖의 사건과 인물들의 관계가 얽혀들어가며 복리처럼 불어난다. 어수룩한 부잣집 도련님으로만 생각했던 민우는 의외의 강단과 독기를 드러내며 호락호락한 호구가 되길 거부한다. 민우의 집안의 부(富)가 사실 검은 조직의 돈세탁으로 이룬 것이었다는 사실과 아들을 구하기 위해 민우의 엄마가 조직의 도움을 요청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다. 여기에 재효의 자취방 이웃이자 경찰 지망생인 수안(이주영)까지 수상한 낌새를 느끼며 준성과 재효를 주시하기 시작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가 찾아온다.

사진=웨이브

현재 4화까지 공개된 '거래'는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각 등장인물들이 가진 비밀과 속내가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드라마틱한 재미를 더해준다. 준성 역을 맡아 제 옷을 입은 듯 화면을 장악하는 유승호는 그의 연기가 어느덧 무르익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김동휘와 유수빈도 맞춤 캐스팅이라 할만큼 캐릭터와 녹아들어 몰입감을 배가시킨다.

총 8화의 에피소드로 제작된 '거래'는 작품 조반, 긴박감과 스릴로 강력하게 시청자를 끌어당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건들을 얼마나 흥미롭게 또 강렬하게 이끌어갈지 남은 회차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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