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탱이' 맞을 일 사라지나···현대차 '인증중고차' 특징 살펴보니
올해 판매목표 5000대 설정
5년 10만㎞ 이내 매물만 취급
양산·용인 상품화센터 가동
272개 항목 정밀진단 후 공식 인증
사고 및 정비 이력·객관적 시세 제공
AS망 이용·환불도 가능
현대자동차가 직접 상품화해 품질을 인증한 중고차를 시장에 내놓는다. 자체 정비·서비스 역량으로 고품질의 중고차를 원하는 고객을 공략해 연말까지 5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현대차(005380)는 19일 경남 양산시 현대 인증중고차 양산센터에서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인증중고차 사업을 공식 출범했다. 본격적인 판매는 24일부터 시작한다.
유원하 현대차 아시아대권역장 부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만든 사람이 끝까지 케어 한다’는 철학 아래 인증중고차 사업을 준비해왔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중고차 거래문화를 안착시킴으로써 국내 중고차시장의 선진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중고차매매업 사업자등록을 시작으로 인증중고차 사업을 준비해왔다. 1년 10개월 만에 중고차 매집부터 상품화, 물류, 판매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과정에 걸쳐 자체 인프라를 마련했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 대수는 238만 대에 달해 신차 등록 대수의 약 1.4배에 이른다. 이 중 현대차와 제네시스 중고차는 약 90만 대로 전체 중고차 거래의 38%를 차지한다. 현대차는 올해가 두 달가량 남은 점을 감안해 2023년 판매목표를 5000대로 설정했고 내년부터 판매규모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제조사 인증중고차를 시장에 공급해 신뢰도 높은 중고차를 안심하고 구매하길 원하는 고객층을 신규로 개척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연식이 짧은 신차급 매물만 취급한다. 판매 대상 차량을 5년 10만㎞ 이내 무사고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으로 한정했다.
우수한 품질의 중고차를 공급하기 위해 신차의 제조공장에 해당하는 인증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를 경남 양산과 경기도 용인 두 곳에 마련했으며 향후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해 주요 권역에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상품화센터 입고점검 후 진행되는 정밀진단은 차량 외관과 실내는 물론 주행성능, 엔진룸, 타이어 등의 부분에 현대차 272개 항목, 제네시스 287개 항목에 걸쳐 진행되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스마트 진단 장비가 사용된다. 정밀진단 결과에 따라 기능 정비와 판금·도장 등의 품질개선이 이뤄지며 수리과정에서 사용되는 부품 역시 신차와 동일하게 현대차가 인증한 부품만 투입된다.
이후 최종 점검을 추가로 진행하는 등 모든 검사 항목을 통과한 차량에 대해서만 공식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공식 품질인증이 끝난 차량에는 상세한 점검리포트가 발행되며 모바일 앱과 웹을 통해 고객에 투명하게 제공된다.
까다로운 상품화 과정이 수행되는 양산 인증중고차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부지면적인 3만 1574㎡(9551평)에 지상 2층, 2개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하루 60대를 상품화할 수 있다. 단일 브랜드 상품화센터 중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연간 1만 5000대의 중고차 상품화가 가능해 인증중고차 허브 기지 역할을 할 예정이다. 중고차 복합단지 오토허브 내 3개동에 마련된 용인 인증중고차센터는 하루 30대를 상품화할 수 있다.
허위매물을 걸러내고 신뢰성 높은 가격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춰 기존 시장에서 볼 수 없던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대차는 미국 등 해외시장을 참고해 다양한 출처의 중고차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후 종합해서 보여주는 통합정보 포털 ‘하이랩’과 내차팔기 이용 고객에게 객관적인 차량 가격을 산정해 제시하는 ‘AI 프라이싱 엔진’을 개발했다.
하이랩에서는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 이력뿐 아니라 국산·수입차 전 모델의 현재 시세와 추이도 제공한다. 특히 중고차 성능·상태 통합 이력은 현대차가 자체 보유한 정기 점검 및 수리 이력은 물론 국토교통부와 보험개발원 등의 공공데이터까지 활용하는 등 분산돼 있던 다양한 차량 이력 정보를 고객이 편리하게 조회할 수 있도록 통합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하려는 중고차의 기본 정보는 물론 △전손, 도난, 침수 등 특수사고 및 보험사고 이력 △중고차 성능점검 및 자동차검사 이력 △정비 이력 △리콜 이력 등 차량의 현재 성능·상태와 이력을 한 눈에 조회할 수 있으며 △정상매물 여부까지 확인이 가능해 허위·미끼 매물을 판별할 수 있다
AI 프라이싱 엔진에는 최신 머신러닝 및 빅데이터 기술이 사용된다. 공정한 가격 산정체계가 마련되면 고객이 중고차를 살 때는 물론 자신의 중고차를 매각할 때도 제 값에 거래할 수 있고 정확한 잔존가치 형성에 기여하는 효과도 있다.
현대차는 가격 산정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3년 간 국내 중고차 거래 약 80%의 실거래 가격을 확보해 데이터베이스화했다. 거래 데이터는 15일마다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 현재 시세를 확인한 고객이 매각을 진행하기 원하면 전문인력이 방문해 차량상태를 확인하고 이후 차량상태 정보까지 반영해 최종 매입가격(견적)을 고객에 제시한다.
현대차는 사람의 주관적 개입 없이 자체 개발한 가격산정 엔진과 전문인력이 확인한 차량상태 정보만으로 매입가격을 산출한다. 방문 시에도 전문인력이 사고 유무 및 파손 상태 등 단순 차량 상태만 확인하고 가격흥정이나 감정평가는 하지 않는다.
판매채널은 혁신성과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상품검색과 비교는 물론 견적, 계약, 결제, 배송 등 ‘내차사기’ 전 과정을 온라인 쇼핑으로 진행할 수 있고 최종 구매한 차량은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배송된다. 현대차는 하나의 모바일 앱 및 웹 안에 현대 브랜드관과 제네시스 브랜드관을 운영해 고객은 두 브랜드의 인증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다.
모든 구매경험이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만큼 오프라인 전시장에서 차량을 체험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생생한 실체감을 제공하기 위해 ‘오감만족 서비스’를 선보인다. 오감만족 서비스는 차량 내외부 360도 VR 콘텐츠 및 누유·누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차량 하부 사진 등 시각 정보를 비롯해 시트질감 등의 촉감정보, 실내 공기 쾌적도를 수치화한 후각정보, 엔진점검 AI가 녹음한 차량 엔진소리 등 청각정보, 타이어 마모 정도와 주행보조와 같은 차량의 첨단기능 상태를 보여주는 초감각 정보까지 제공한다.
또 고객이 평소 검색한 모델과 단어 등을 기반으로 고객이 관심 가질 만한 차량을 추천해주거나 구매를 희망하는 차량의 가격대와 색상 등의 선호 정보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차량을 찾아주는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도 함께 선보인다. 현대차는 온라인 판매채널 외에도 향후 고객이 직접 방문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인증중고차 고객도 신차 고객과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와 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차와 똑같이 전국 1300여개의 현대차·제네시스 서비스망에서 보증서비스 등 차량 관리를 받을 수 있으며 신차 판매 시 제공된 무상 보증기간을 포함해 인증중고차 구매시점 기준으로 1년 2만㎞까지 무상 보증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인증중고차 구매 시에도 차량가격의 0.2%가 멤버십 포인트로 적립되고 커넥티드 카 서비스 역시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이 주문한 차량을 배송 받고 운행을 했더라도 차량을 변경하고 싶으면 환불해주는 책임환불제를 운영하고 신차 고객센터와 별도로 인증중고차 전용 컨택센터도 운영한다.
한편 현대차는 신차 계약 고객이 타던 차량을 매입하는 ‘내차팔기’ 서비스도 제공한다. 중고차 처리와 신차 구매를 동시에 하는 것이다. 내차팔기 서비스는 지난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사업조정 권고안에 따라 현대차·제네시스 신차 구매 고객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다. 신차 구매 고객은 타던 차량의 브랜드와 상관없이 매각할 수 있다. 단 8년 미만, 주행거리 12만㎞ 미만 차량만 매각 신청을 할 수 있다.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AI 가격산정 엔진 등을 통해 차량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공정한 가격 신차 구입 고객의 중고차를 매입한다. 내차팔기 역시 실제 차량 상태 확인을 위한 전문인력 방문을 제외하고 매각 전과정을 온라인 채널에서 진행할 수 있다.
양산=유창욱 기자 woog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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