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매물 사라질까…현대차, 중고차 사업 진출
'출고기간 5년·주행 10만㎞' 이내 무사고 차량만 한정
엄격한 성능 검사·100% 온라인 판매·신차급 서비스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문화", 시장 변화 기대
[양산=뉴시스]강주희 기자 = 현대차가 오는 24일부터 인증중고차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 지난 2020년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3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대기업인 현대차의 진입을 계기로 소비자 불신이 높은 국내 중고차 시장에 새 바람이 불 것이라고 기대한다.
현대차는 19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현대 인증중고차 양산센터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인증중고차 사업 공식 출범을 알렸다. 유원하 현대차 부사장은 "고객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해 투명하고 공정한 중고차 거래 문화를 안착시킴으로써 국내 중고차 시장의 선진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중고차 매매업이 '중고기업적합업종'에서 풀린 지난 2020년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중고차 업계의 거센 반발과 시장 불황으로 사업을 늦추다가 지난해 1월 중고차매매업 사업자 등록에 나서며 3년 만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는 품질 인증이 완료된 팰리세이드·제네시스 G80 인증중고차를 공개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장에 진출한 만큼 올해 판매 목표를 5000대로 정하고 내년부터 판매량을 더 늘리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 대수는 238만대로 이중 현대차·제네시스 중고차는 90여만대다. 이는 전체 중고차 거래의 38% 수준이다.
투명한 정보 바탕으로 '소비자 불신' 극복
원활한 중고차 구매를 위해 현대차는 전체 매물의 성능과 사고 이력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포털과 인공지능 엔진도 도입했다. 그동안 중고차 시장은 허위 매물과 정보 비대칭으로 소비자 피해가 큰 대표적인 '레몬마켓(저급품 유통시장)'으로 취급됐는데 현대차는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통합정보포털 '하이랩'(Hi-LAB)에선 구매하려는 중고차의 기본 정보를 비롯해 ▲보험사고 이력 ▲성능 점검 이력 ▲정비·리콜 이력 ▲정상 매물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인공지능 가격산정 엔진'은 모델별 정보를 반영한 정교한 시세와 옵션 가격 등을 제공한다. 또 실시간 통계에 기반해 최신 중고차 시장 트렌드와 구매 가이드도 알 수 있다.
100% 온라인 판매· '신차'급 서비스 제공
구매한 중고차는 신차와 동일하게 차량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신차 판매 시 제공된 무상 보증기간을 포함해 인증중고차 구매 시점을 기준으로 1년 2만㎞까지 무상 보증을 받을 수 있다. 차량 가격의 0.2%는 멤버십 포인트로 적립되며 커넥티드카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차량 변경을 원할 경우 책임환불제를 통해 환불도 가능하다.
신차 제조공장에 해당하는 인증중고차 전용 상품화 센터는 경남 양산과 경기 용인시에 들어선다. 단일 브랜드 상품화 센터 중 국내 최대 규모를 갖춘 양산 센터(3만1574㎡)는 연간 1만5000대의 중고차를 상품화할 수 있으며, 현대차는 향후 수요에 대응해 주요 권역에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소비자 "대기업 진출 환영", 시장 구조 변화할까
홍정호 현대차 국내CPO사업실장은 "현대차와 제제시스 인증중고차 출시 의미는 상당하다"며 "제조사 인증중고차로 중고차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중고차 정비와 부품, 유통·관리 등 다양한 전후방 산업의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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