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수익률 논란’에 “안전자산 투자해 그렇다”는 건보공단... 그럼 왜 위탁 맡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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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적립금을 주로 안전자산에 투자하면서 위탁 운용사까지 선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건보공단은 운용 수익률이 너무 저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보험급여비 지급 때문에 자산 운용 시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강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렇다 보니 건보 적립금 투자 수익률은 위탁 운용사를 쓰고도 낮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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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강조 탓에 방어적인 투자
운용 수익률 예금금리 밑도는데
작년 위탁수수료는 53억원 지급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적립금을 주로 안전자산에 투자하면서 위탁 운용사까지 선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건보공단은 운용 수익률이 너무 저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보험급여비 지급 때문에 자산 운용 시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강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굳이 위탁 운용을 맡길 필요가 없다. 위탁 운용사들은 안정성을 이유로 소극적으로 투자하면서도 매년 50억원이 넘는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건보공단이 수익성 극대화에 나설 생각이 없다면 건보 재정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건보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적립금 24조원 가운데 19조5647억원이 투자 운용자금으로 쓰였다. 이 중 건보공단이 민간 자산운용사에 맡긴 돈은 약 11조원이다. 건보공단은 우리 국민이 납부한 보험료에서 남은 적립금의 상당 부분을 외부 투자 전문가에게 맡겨 굴린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KB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이 위탁 운용사로 참여했다.
문제는 원금 손실에 예민한 건보 기금의 특성 탓에 노련한 전문가가 달라붙어도 공격적인 투자가 어렵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은 단기 보험이다. 적립금은 보험급여비 지급을 위한 준비금 성격이 강하다. 건보공단 측은 “수익성뿐 아니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자금을 운용한다”며 “다른 사회보험 기금 대비 안정적 자산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수익률이 일부 저조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건보 적립금은 대부분 은행 정기예금이나 국공채 등 덜 위험한 대신 수익성이 낮은 금융 상품에 들어간다. 위탁 운용사들도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 펀드처럼 공격적이지 않은 상품에 건보 자금을 넣는다. 일부는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 용도로 쓰이지만 그 비중이 크진 않다.
이렇다 보니 건보 적립금 투자 수익률은 위탁 운용사를 쓰고도 낮을 수밖에 없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건보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적립금 투자 수익률은 2.15%로 나타났다. 작년뿐 아니라 최근 5년을 따져도 수익률은 연간 1~2%대로 저조하다. 이는 한국은행이 집계한 은행 평균 예금금리 2.77%(2022년 기준)보다 낮은 수치다.
물론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한 덕에 국민연금과 같은 수익률 폭락 사태를 겪진 않았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글로벌 경기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며 연간 기금 운용 수익률(금액가중수익률 기준)이 -8.22%로 뚝 떨어졌다. 다만 국민연금 설립(1988년) 이후 작년까지 평균 운용 수익률은 5.11%로 건보 수익률을 웃돈다.
일각에선 건보 적립금을 전문가에게 맡겨도 수익률이 은행 예금금리를 밑도는데 굳이 위탁 운용 방식을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건보공단이 위탁 운용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총 52억9100만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건보 적립금이 투자되는 곳 대다수가 아웃퍼폼(outperform·시장 수익률 상회)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가뜩이나 적립금 고갈 우려가 큰 상황에서 보험료 내는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건보 적자 규모는 2024년 2조6000억원에서 2028년 8조9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건보 적립금은 2029년에 전액 소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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