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14년 만에 해외서 CEO세미나 개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정학 위기 심화 등 대격변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주요 글로벌 경제블록 별 조직 구축과 그룹 차원의 솔루션 패키지 개발 등 기민한 대응을 CEO들에게 주문했다. CEO들은 그룹 차원의 ‘글로벌 인프라’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 경쟁력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최 회장이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서든 데스’ 화두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은 현재 그룹이 맞닥뜨린 경영환경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우선 ▲미국·중국 간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 ▲AI 등 신기술 생성 가속화 ▲양적완화 기조 변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증대 ▲개인의 경력관리를 중시하는 문화 확산 등을 한국 경제와 기업이 직면한 주요 환경변화로 꼽았다.
그는 이러한 경영 환경에서 한국과 SK가 생존하기 위한 선택지들을 제시하며, 글로벌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 회장은 “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더불어 거버넌스 혁신까지 여러 도전적 과제들을 실행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앞서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매력적인 회사가 되지 않으면 더 많은 직업 선택권을 가진 미래 세대에게 외면받을 것”이라며 “최고의 글로벌 인재들이 올 수 있도록 그 나라의 문화와 경영방식에 익숙한 현지 조직에 과감히 권한을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지금은 신호와 소음이 혼재된 변곡점”이라며 “신호를 발견하는 리더의 지혜와 방해를 무릅쓰고 갈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하는 방식과 HR시스템으로는 우수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기 어렵다고 진단하고, 시공간을 초월해 각 구성원들의 행복과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유연근무제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고 회사와 조직 별 최적화된 실행방안 등을 모색했다.
이어 구성원들이 스스로 미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문화적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AI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풀 운영 등 그룹 차원의 인재 인프라 구축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의 핵심 의제가 ‘글로벌 경영’인데다 세미나를 전후해 파리 외에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활동이 예정된 CEO들이 많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의 장소를 파리로 정했다”고 말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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