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친환경 성적표, '이것' 때문에 뚝 떨어졌다

신혜정 2023. 10. 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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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기후위기 대응 성적이 중하위권으로 평가됐다.

전기차 등 무공해차 판매량이 늘었지만, 탄소배출량이 많은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판매가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홍혜란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전기차 전환을 선도한다고 말하는 현대·기아차는 3년 동안 친환경 평가에서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며 "내연기관 차량과 SUV에 집중하는 경영전략을 벗어나 공급망 탈탄소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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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판매 비중이 53%로 글로벌 15개사 중 2위 
SUV는 철강 많이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량 높아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들이 2022년 5월 서울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LNG발전소 건설을 비판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현대·기아차의 기후위기 대응 성적이 중하위권으로 평가됐다. 전기차 등 무공해차 판매량이 늘었지만, 탄소배출량이 많은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판매가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그린피스는 19일 ‘2023년 글로벌 15대 자동차 회사 친환경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계 자동차시장 전문 조사기관인 마크라인즈의 자료 및 각 기업의 공식 발표와 지속가능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그린피스는 2021년부터 매년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평가는 전 세계 판매량 기준 상위 15대 자동차 회사를 대상으로 했다. 평가 기준은 △차량 주행 중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인 탈내연기관 계획 △생산 과정에서의 배출량을 줄이는 공급망 탈탄소화 △원자재 조달과 관련한 자원 효율성 및 지속가능성 제고 등 3개다. 여기에 전기차 등 무배출 차량(ZEV·Zero Emission Vehicle) 판매실적을 더해 종합 평가가 나왔다.

1위는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가 차지했다. 벤츠사는 지난해 전체 판매 차량 중 ZEV 비중은 7.25%였지만, 탈내연기관 계획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벤츠사는 2035년까지 유럽과 미국, 중국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2040년에는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하지 않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제품 생산과 회사 운영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한 양(Scope1·2)은 물론 공급망에서 발생한 배출량(Scope3)까지 포함된 것도 점수를 얻었다.

꼴찌는 일본의 스즈키다. 스즈키사는 최근 5년간 ZEV를 단 524대만 판매해 판매 비중이 0%에 가까웠다. 탈내연기관 계획 등도 부실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14위는 중국의 창정자동차다. 창정자동차는 지난해 ZEV 판매 비중이 9.02%로 높은 편이었지만 여전히 매출의 상당수가 내연기관차에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탈내연기관 계획이 없고, 온실가스 감축 및 재생에너지 사용 계획 등도 없거나 비공개에 그쳐 감점을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9위로 평가됐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ZEV 판매 비중은 전체의 5.8%다. 총판매량 대비 ZEV의 연평균 성장률은 77%로 분석돼 높은 수준. 하지만 SUV 차량 판매 비중이 전체의 53%로 매우 높다는 점에서 점수가 깎였다. 평가 대상 회사 중 SUV 판매 비중이 이보다 높은 곳은 창정자동차(72%)뿐이다.

SUV 차량은 철강 사용량이 세단 등 다른 차에 비해 20%가 많다. 철강 생산공정은 다른 제조업과 비교해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높다. 결국 SUV 판매가 많을수록 원자재 증가로 인한 탄소발자국이 늘어나는 것이다. SUV가 다른 차보다 연료 효율이 낮은 것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한다.

보고서는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15개 업체가 지난해 판매한 차량의 94%가 내연기관차라는 점을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홍혜란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전기차 전환을 선도한다고 말하는 현대·기아차는 3년 동안 친환경 평가에서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며 “내연기관 차량과 SUV에 집중하는 경영전략을 벗어나 공급망 탈탄소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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