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초유의 GG 2관왕 노린다’ 김하성, 2루수-유틸리티 동시 후보… 亞 첫 역사 향해 간다

김태우 기자 2023. 10. 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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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연속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들어 첫 수상을 노리는 김하성 ⓒ샌디에이고 구단 SNS
▲ 김하성은 뛰어난 수비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수 중 하나로 공인되고 있는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그 평가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2023년 골드글러브 부문에서 2루수 및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에 나란히 최종 후보로 선정되며 ‘2관왕’ 가능성까지 남겼다.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 아시아 내야수로도 처음으로 수상에 다시 도전한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상 골드글러브는 전례가 없는 일이고, 아시아 선수로도 외야가 아닌 내야수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전례는 없다. 김하성이 '최초'를 향해 간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023 롤링스 골드글러브’ 각 부문 최종 후보 3인을 발표했다. 김하성은 예상대로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그리고 지난해부터 신설된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에 각각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2관왕 가능성까지 열었다.

김하성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깜짝’ 발탁되며 눈길을 모았다. 비록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최고 수준의 수비수로 공인된 계기로 평가되며, 2년 연속 최종 후보에 들어가며 뛰어난 수비에 대한 평가를 재증명했다.

최고의 수비력을 가진 선수에게 수여되는 골드글러브는 두 가지 카테고리에서 진행된다. 우선 각 팀의 코칭스태프 투표가 75%를 차지한다. 구단별로 감독을 포함해 총 6명의 코칭스태프가 투표에 참가하며, 자신의 소속팀 선수에게는 투표할 수 없다. 나머지 25%는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집계하는 수비 지표 25%를 반영한다.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경우는 주관사인 롤링스, 그리고 SABR의 별도 수비 평가가 25% 적용된다.

김하성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것은 이미 ‘3위 내’에는 포함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 공백 탓에 주전 유격수로 뛰며 이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른 김하성은 올해 잰더 보가츠의 영입으로 포지션을 옮겼다. 2루에서 주로 뛰었지만, 유격수와 3루수도 소화하며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 입후보도 관심을 모았다. 세 포지션에서 모두 좋은 수비력을 보여준 덕에 예상대로 두 부문 모두 후보가 됐다.

김하성은 올해 2루수로 856⅔이닝을 소화했고, 3루수로 253⅓이닝, 그리고 유격수로도 153⅓이닝을 소화했다. 보가츠, 그리고 주전 3루수인 매니 마차도의 휴식 시간을 책임지며 샌디에이고 수비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이번 후보 선정은 그런 김하성의 가치가 잘 드러났다고도 볼 수 있다.

▲ 2루수 및 유틸리티 부문에 동시 후보 선정으로 2관왕에 도전하는 김하성
▲ 김하성은 올해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로 꾸준하게 거론됐다
▲ 김하성의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 쟁쟁한 2루수 부문, 김하성 올해는 수상할까?

김하성과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에서 경쟁하는 선수는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와 브라이슨 스탓(필라델피아)다. 호너의 경우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김하성의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예상됐던 선수다. 2019년 시카고 컵스에서 데뷔해 다양한 내야 포지션을 소화했다. 경력 초창기에는 김하성처럼 유틸리티 플레이어 쪽에 가까웠지만, 올해는 2루를 주로 맡고 유격수로도 간간이 나섰다.

스탓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신예 선수다. 지난해에는 유격수, 2루수, 3루수로 번갈아가며 나섰고, 올해는 팀의 주전 2루수로 151경기에 나가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찼다. 김하성까지 세 명 모두 골드글러브 경력은 없다. 어떤 선수든 첫 골드글러브 수상이라는 감격을 누리게 된다.

수상 가능성은 충분하다. 기록부터 그렇다. ‘필딩바이블’이 집계한 DRS(수비로 실점을 얼마나 방지했느냐를 측정하는 지표)에서는 김하성이 가장 앞에 있다. 김하성은 올해 수비 1263⅓이닝을 소화하며 +16의 DRS를 기록했다. 호너는 1304이닝 동안 +14를 기록해 김하성보다는 살짝 아래였고, 스탓은 1294⅓이닝에서 +6으로 이 수치가 다소 낮았다.

다만 다른 지표를 보면 순위가 조금씩 바뀐다. ‘스탯캐스트’ 시스템이 측정한 OAA(타구의 질 등 종합적인 요소에서 평균보다 얼마나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에서는 스탓이 +16으로 가장 높고, 호너가 +15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반면 김하성은 +10으로 두 선수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다.

‘필딩 런 밸류’에서도 스탓이 +13, 호너가 +11인 것에 비해 김하성은 +7로 약간 떨어진다. 수비 지표에 따라서도 세 선수가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수비 지표 통계에서는 세 선수가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중요한 건 75%를 차지하는 코칭스태프 투표다.

이 부문에서는 김하성이 유리할 수도 있다. 김하성은 이미 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로 공인되고 있다. 지난해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들면서 이미지도 많이 좋아졌다. 여기에 시즌 내내 언론에서 김하성의 수비력을 집중 조명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현지 매체는 물론 방송 매체에서도 계속적으로 김하성 수비를 칭찬하는 등 ‘수비를 잘하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건 긍정적이다.

실제 올해 2루수 부문에서의 OAA가 가장 좋았던 타이로 에스트라다(샌프란시스코)가 최종 후보에 들지 못한 건 이와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확한 수비 지표보다는 ‘사람’이 보는 눈에서 김하성이 더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그만큼 입소문도 좋다는 것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올해 김하성의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 유틸리티 부문 수상에 도전하는 김하성
▲ 김하성과 2관왕을 놓고 다투는 무키 베츠
▲ 두 번째 골드글러브에 도전하는 토미 에드먼

◆ 김하성 vs 베츠 2관왕 대결, ‘대표팀 동료’ 에드먼과도 경쟁

김하성은 2루수 부문 외에도 유틸리티 부문에도 최종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2022년 신설된 유틸리티 부문은 최근 한 선수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경향이 짙어진 추세에 따랐다. 기존에는 이런 선수들이 한 포지션에 정착하지 못해 기록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유틸리티 부문이 생기면서 이를 보정할 수 있게 됐다.

올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에는 김하성과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그리고 무키 베츠(LA 다저스)가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베츠는 주로 우익수로 뛰었지만, 올해는 2루와 유격수 등 내야까지 들어와 복잡했던 팀 사정을 해결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기존에 유격수와 2루수 등 주로 내야 포지션을 두루 봤던 에드먼은 올해는 중견수로도 뛰며 진정한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수 모두에서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뽑히는 베츠는 올해 +9의 DRS를 기록했고, 에드먼은 +3의 DRS를 기록했다. DRS에서는 김하성이 이들을 꽤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OAA에서는 에드먼이 +10을 기록했는데 베츠는 -4에 그쳤다. 베츠가 올해 내야까지 들어오며 희생한 덕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수비 지표에서 김하성보다 낫다고 보기는 어렵다.

베츠도 우익수 부문 최종 후보에 들어가 ‘2관왕’을 노린다. 내셔널리그에서 2관왕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김하성과 베츠 둘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틸리티 부문에서 반드시 수상해야 한다.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다. 에드먼은 2021년 유격수 부문에서 골드글러브 수상을 한 경험이 있다. 생애 두 번째 골드글러브 수상을 노린다.

◆ 쟁쟁한 수비수들 총출동, 황금 장갑의 주인공은?

최종 수상자는 우리시간으로 11월 6일 오전 8시 30분 발표된다. 수상을 향한 리그 최고 수비수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쟁쟁한 선수들이 후보에 올랐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포지션도 몇몇이 보인다는 평가다.

내셔널리그 포수 부문은 패트릭 베일리(샌프란시스코), 가브리엘 모레노(애리조나)가 J.T 리얼무토(필라델피아)라는 최고 포수 수비수의 아성에 도전한다. 투수 부문에서는 헤수스 루자도(마이애미), 타이후안 워커와 잭 휠러(이상 필라델피아)가 후보 3인에 선정됐다.

1루수 부문에서는 근래 들어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카를로스 산타나(밀워키)가 최종 후보로 선정돼 모두를 놀라게 했고,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 크리스티안 워커(애리조나)와 경쟁을 벌인다. 3루수 부문은 키브라이언 헤이즈(피츠버그)와 오스틴 라일리(애틀랜타)의 빅뱅이 눈에 들어온다. 반면 최고 수비수로 항상 이름을 올렸던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가 최종 후보에도 들지 못하고 탈락한 것은 이변으로 뽑힌다.

▲ 2연패에 도전하는 댄스비 스완슨
▲ 첫 수상을 노리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 올해 메이저리그 DRS 1위인 달튼 바쇼

유격수 부문에서는 지난해 수상자인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이 2연패에 도전하는 가운데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와 에제키엘 토바(콜로라도)가 저지에 나선다. 좌익수는 이안 햅(시카고 컵스), 에디 로사리오(애틀랜타), 데이비드 페랄타(LA 다저스)의 대진표, 중견수는 마이클 해리스 2세(애틀랜타), 알렉 토마스(애리조나), 브렌트 도일(콜로라도)가 경쟁한다.

관심을 모으는 건 우익수다. 베츠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올해 우익수로 완전히 전향해 대단히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가 첫 골드글러브 수상을 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타티스 주니어는 올해 +27의 DRS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선수 중에서는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호세 베리오스(토론토), 파블로 로페즈와 소니 그레이(이상 미네소타)가 투수 부문에서 경쟁을 벌인다. 포수 부문에서는 알레한드로 커크(토론토), 애들리 러치맨(볼티모어), 조나 하임(텍사스)이라는 신예 포수들이 대거 명단에 이름을 올려 흥미를 자아낸다. 1루는 앤서니 리조(뉴욕 양키스)의 아성에 라이언 마운트캐슬(볼티모어)과 나다니엘 로우(텍사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2루는 마커스 시미언(텍사스), 안드레스 히메네스(클리블랜드), 마우리시오 듀본(휴스턴)이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유격수는 카를로스 코레아(미네소타), 코리 시거(텍사스)에 올해 신인인 앤서니 볼피(뉴욕 양키스)가 포함돼 관심을 모은다. 시거의 첫 골드글러브 수상이 가능할지도 흥미롭다.

좌익수에는 스티브 콴(클리블랜드), 오스틴 헤이스(볼티모어)가 올해 리그 전체 DRS 1위인 달튼 바쇼(토론토)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견수는 케빈 키어마이어(토론토)라는 최고수에게 루이스 로베르트 주니어(시카고 화이트삭스), 호세 로드리게스(시애틀)이 도전한다. 우익수는 카일 터커(휴스턴), 아돌리스 가르시아(텍사스), 알렉스 버두고(보스턴)가 경쟁한다. 유틸리티 부문에서는 마우리시오 듀본(휴스턴)이 2관광에 도전하며, 잭 맥킨스트리(디트로이트)와 테일러 월스(탬파베이)가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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