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가자병원 폭격 사망자 규모 50명 정도일 것"

피해 현장 영상 분석한 전문가들 평가
주차장의 약한 폭발과 큰 화재 흔적에 'JDAM 폭탄' 대신 '로켓' 판단

[가자 시티=AP/뉴시스]폭격을 당한 가자지구의 알-아흘리 병원 현장.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이 폭발과 화재 크기를 볼 때 이스라엘의 JDAM 폭탄에 의한 폭발이 아니라 이슬람 지하드 또는 하마스가 사용하는 로켓에 의한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한다고 보도했다. 2023.10. 1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병원 폭격이 이스라엘 소행이 아니라 이슬람 지하드가 발사한 로켓이 잘못 떨어진 것이 분명하다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보도했다.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격 현장 사진을 본 독립적 전문가들은 폭격 현장에 이스라엘이 사용하는 폭탄이나 미사일에 의한 공격이라는 흔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또 숨진 사람이 471명이라는 가자 보건부 발표 역시 이스라엘의 폭격이 아님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WINEP)의 군사안보 전문가 마이클 나이츠는 “폭격 증거는 전혀 없다. 단 하나도”라고 말했다.

미 당국자들은 병원 폭격이 이슬람 지하드가 일으킨 것임을 보여주는 “신뢰도 높은” 신호들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통신 감청 및 기타 정보들을 토대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애드리언 왓슨 대변인은 “공중 영상과 감청 및 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한 현재의 우리 평가는 이스라엘이 가자 병원 폭발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보 당국은 미 상·하원 정보위 소속 위원들에게 관련 정보를 브리핑했다.

WSJ가 검증한 영상에는 '슉'하는 소리에 이어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이 나타난다.

폭발 현장 주차장 매우 협소하지만 주변 병원 건물 피해 최소화

폭발이 일어난 장소는 좁은 곳으로 충격파에 의한 피해가 최소화됐다. 이는 팔레스타인 보건부의 피해 규모 발표와 상충한다고 다수의 공개 정보 분석가들이 밝혔다.

폭발 현장 사진과 동영상에 옥외 주차장에 매우 깊이가 낮은 폭발 분화구가 형성돼 있고 병원 건물들이 크게 부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공개 정보 분석가 블레이크 스펜들리는 “현재로선 증거들로 볼 때 하마스나 이슬람 지하드 로켓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동영상과 사진들에 나타난 피해 규모로 볼 때 사망자수는 50명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알자지라 방송이 생중계한 무음 영상에 폭발과 화재 장면이 포착돼 있다.

이스라엘 JDAM 폭탄은 폭발력 크지만 화염은 작아

스펜들리는 폭발 현장의 분화구 크기는 이스라엘 공군이 사용하는 JDAM(합동정밀직격폭탄)이 아닌 로켓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단거리 로켓 같은 무기가 더 많은 화염을 일으킨다. JDAM 폭탄은 폭발 에너지가 엄청나며 열이나 화재, 빛 에너지는 작다. 화재에 의한 인명피해가 폭발력에 의한 피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여겨지는 여러 특징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나이츠 연구원도 현장에 큰 화재가 발생한 흔적이 보이는데 로켓 연료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네이선 루저 연구원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현장 사진이 ”폭격과 일치하지 않으며 500명 이상이 숨졌다는 주장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썼다.

영국 왕립종합군사연구소(RUSI)의 저스틴 브론크 연구원도 공개된 영상에는 이스라엘군 폭탄과 달리 파편 흔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종 결론은 아니지만 피해 범위가 이 정도라면 공습이 아닌 로켓 오폭에 의해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고 본다“고 X에 썼다.

스펜들리 연구원은 사망자 부검 등 기타 감식 작업이 끝난 뒤 분석해야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다면서 그러나 가자의 현재 상황으로는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