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가자 병원 폭발 이스라엘 책임 아니다"는 근거는?

강현철 2023. 10. 1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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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지구 병원 폭발 참사와 관련, 미국은 이스라엘의 책임이 없다고 못박았다.

막강한 정보망을 자랑하는 미 정보 당국은 폭발 양상과 적외선 위성 데이터 등을 토대로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이 참사의 원인으로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시 미국 국방부 자료를 근거로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에 대해 "가자 내 테러리스트 그룹이 잘못 발사한 로켓의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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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당국 결과 폭발 양상·적외선 위성데이터 분석
"지상폭발과 화재·파편 양상 일치…가자 내에서 로켓 발사 확인"
이스라엘 감청 정보도 뒷받침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 부상자 구조[가자지구 로이터=연합뉴스]

가자 지구 병원 폭발 참사와 관련, 미국은 이스라엘의 책임이 없다고 못박았다. 무슨 근거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런 얘기를 했을까?

막강한 정보망을 자랑하는 미 정보 당국은 폭발 양상과 적외선 위성 데이터 등을 토대로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이 참사의 원인으로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보기관은 초기 증거를 토대로 병원 폭발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가 로켓을 잘못 발사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CNN이 이날 보도했다.

첫째는 폭발 양상이다. 가자 지구 폭발은 병원 현장에 공중에서 투하된 폭탄이 폭발할 때 생기는 구덩이가 없었다. 대신 지상에서 폭발이 시작됐을 때 나타나는 광범위한 화재 피해와 파편 등이 있었다는 게 미국 정보기관의 분석이다.

상공에서 수집한 영상 이미지, 이스라엘이 제공한 감청 정보 등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상공 영상 이미지와 관련, 로켓이나 미사일이 가자 지구 내의 팔레스타인 전투원이 있는 위치에서 발사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위성 및 다른 적외선 데이터가 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NYT에 적외선 센서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은 이스라엘군쪽에서 로켓이 발사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보기관이 공개한 일반 영상 분석에서도 로켓이 이스라엘 군이 있는 위치에서 발사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출신인 믹 멀로이는 CNN에 "대중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이번 폭발은 폭발 시점에 상당히 많은 연료가 있는 로켓의 폭발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도 전날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폭발 당시 확보했다는 감청 음성도 전부 공개했다. 하마스 첩보원 간 오간 이 대화 녹취를 들어보면 대원 A는 "미사일이 이렇게 떨어지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하자 B는 "이건 이슬라믹 지하드 것이라던데"라고 답한다.

A가 "뭐라고, 이게 우리가 쏜 거라고?"라고 놀라 되묻자 상대는 다시 "그런 것 같아"라고 대꾸한다. "누가 그러더냐"라고 재차 캐묻는 질문에 B는 "미사일 파편을 보면 이스라엘 것이 아니라 이쪽 지역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고 설명한다. 잠시 침묵이 이어진 후 B가 "하지만 신이시여, 왜 이게 다른 데에서 폭발하지 않았을까"라고 한탄하자 A는 그새 다른 곳에서 정보를 입수한 듯 "병원 뒤 묘지에서 이걸 쐈고, 오발로 거기에 떨어졌다고 한다"고 덧붙인다. 또 침묵이 이어진 후 오발 장소와 관련한 대화가 몇차례 오가다가 대화가 종료된다.

미국 정보기관은 이날 하원에도 관련 정보를 보고했다. 마이크 터너 하원 정보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정보 보고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 군의 군사 행동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폭발 원인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의 평가는 현장 접근 제한으로 제약이 있다고 CNN은 전했다. 통상 현장 및 희생자 분석 등을 통해 로켓 연료나 폭발물 종류 등을 판단하는데 이번 사건은 접근이 안 된다는 점에서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시 미국 국방부 자료를 근거로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에 대해 "가자 내 테러리스트 그룹이 잘못 발사한 로켓의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군은 가자 지구 등에 대한 정보 수집 자산을 증가시켰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는 주로 공중 자산이지만 일부 특수 작전 지원도 포함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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