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정원 "쇼팽 마지막 음악, 덤덤하게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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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정원(48)이 20대 시절을 함께한 쇼팽의 음악을 들고 돌아왔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오디오가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원은 "쇼팽은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 너무 치열하게 (쇼팽 음악에) 접근해서 미지근한 감정을 가져가고 싶지 않아 마음속으로 (쇼팽을) 떠나보냈다"며 "40대 후반을 향해가고 있는 지금, 쇼팽이 30대 후반 마지막 작품을 작곡할 때와 비슷한 감정으로 삶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쇼팽을 오랜만에 다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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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시절 대표했던 쇼팽 음악 선곡
아이돌 피아니스트에서 중견 연주자로
"내추럴한 음악으로 힐링 전하고 싶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첫 앨범에 담았던 쇼팽의 ‘뱃노래’를 새 앨범을 위해 다시 연주했어요. 20대였던 그때는 더 패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허심탄회한 감정이 섞이네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오디오가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원은 “쇼팽은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 너무 치열하게 (쇼팽 음악에) 접근해서 미지근한 감정을 가져가고 싶지 않아 마음속으로 (쇼팽을) 떠나보냈다”며 “40대 후반을 향해가고 있는 지금, 쇼팽이 30대 후반 마지막 작품을 작곡할 때와 비슷한 감정으로 삶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쇼팽을 오랜만에 다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김정원은 11세에 첫 독주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대중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피아니스트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도 협연하며 세계 무대를 누볐고, 2021년 정식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투어도 성공리에 마친 중견 연주자다. 배우 강석우의 뒤를 이어 CBS 라디오 ‘아름다운 당신에게’ 진행을 맡아 클래식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쇼팽은 곧 피아노였고, 피아노를 향한 저의 사랑이었어요. 새 앨범을 녹음하면서는 그런 생각이 없어졌어요. 대신 한 사람으로서 쇼팽을 만난 느낌이었어요. 죽음을 앞두고 연인도, 건강도, 조국도 잃어 아프고 외로웠을 쇼팽의 마음을 막연하게나마 공감할 수 있었죠. 쇼팽의 음악을 통해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새 앨범은 쇼팽이 1846년부터 1849년 사망하기 전까지 선보였던 녹턴, 바카롤, 마주르카, 왈츠 등의 작품을 수록했다. 쇼팽의 고향인 폴란드에서 레이블 둑스(DUX)의 대표 사운드 디렉터이자 클래식 음악 프로듀서인 말고르자타 폴란스카와 앨범을 녹음하며 쇼팽 특유의 음향을 살려냈다. 김정원은 “굉장히 힘있으면서도 섬세하고 예민한 요즘 트렌드에 맞춘 연주가 아닌, 조금은 덤덤하게 연주했다”며 “프로듀서가 저처럼 완벽주의자였는데, ‘감정을 숨기고 내레이션하듯 연주하는 게 좋다’며 제 의도를 파악해줘서 금방 신뢰가 생겼다”고 앨범 녹음 과정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전국투어는 오는 22일 광주(서빛마루 문화예술회관)를 시작으로 서울(25일 롯데콘서트홀), 대구(28일 수성아트피아 대극장), 청주(29일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 부산(30일 해운대문화회관 해운홀)으로 이어진다.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쇼팽의 ‘환상 폴로네즈’도 공연에서 만날 수 있다. 김정원은 “연주자에게는 매우 힘들고 피곤한 프로그램이지만, 관객에겐 피곤함이 아닌 힐링을 드리겠다”고 전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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