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왕 恨은 풀었다…"우승 없는 게 컴플렉스" 6년 만에 가을야구, 이 악물 수밖에 없는 이유
[OSEN=조형래 기자] 커리어에 남아있던 하나의 한(恨)이었던 타격왕을 드디어 차지했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한, 어쩌면 타격왕보다 더 간절한 목표인 포스트시즌, 그리고 우승을 위해 나선다. NC 다이노스 주장 손아섭(35)은 6년 만에 나서는 포스트시즌이 더 간절할 수밖에 없다.
손아섭은 올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최다안타는 이미 3번이나 타이틀을 차지한 바 있었지만 ‘타격 기계’라는 수식어와는 달리 타격왕 타이틀은 거리가 멀었다. 2013년과 2020년, 두 차례 타격왕에 도전했지만 시즌 막판 고배를 마시면서 타격왕을 놓쳤다.
올해는 달랐다. 140경기 타율 3할3푼9리(551타수 187안타) 5홈런 65타점 14도루 OPS .836의 성적으로 생애 첫 타격왕과 그리고 통산 4번째 최다안타왕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지난해 NC와 4년 64억 원 계약을 맺고 고향팀 롯데를 떠나서 이적했지만 타율 2할7푼7리 152안타라는 커리어 최악의 부진과 맞닥뜨리면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비시즌 누구보다 구슬땀을 흘리면서 달라지기 위해 노력했고 완벽한 부활에 성공했다. 그리고 팀을 3년 만에 가을야구로 복귀시켰다.
손아섭 개인적으로는 롯데 시절이던 2017년 이후 6년 만의 가을야구다. 손아섭은 NC로 이적을 결심하면서 “우승이 없는 게 컴플렉스”라는 말로 우승에 대한 열망과 의지를 표현한 바 있다. 그만큼 손아섭에게 가을야구와 우승은 또 다른 한이었다. 손아섭이 올해 가을야구에 더욱 이를 악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역시 손아섭은 막판까지 팀의 가을야구 경쟁을 이끌었지만 실패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올해 손아섭은 주장으로서 아직 풀타임 경험이 부족하고 부상자들로 온전하지 못했던 선수단을 잘 추스리면서 가을야구까지 무사히 이끌었다. 선수단을 챙기면서 개인 성적까지 더할나위 없는 결실을 맺으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꼴찌 후보를 포스트시즌까지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손아섭 스스로는 “가을을 굉장히 좋아한다”라면서 가을야구, 포스트시즌, 그리고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실제로 손아섭은 가을야구 무대에서 성적이 좋았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롯데의 중흥기 때 손아섭도 나름의 역할을 했었고 2017년 마지막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무려 3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등 활약이 대단했다.
준플레이오프 19경기 타율 2할8푼8리(66타수 19안타) 3홈런 11타점 OPS .842였고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10경기 타율 3할7푼5리(40타수 15안타) 4타점 OPS .907의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손아섭에게 가을은 상당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2011년도 플레이오프에서 모두의 뇌리에 강하게 남은 병살타 상황이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손아섭에게 가을야구 무대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다만, 최근 페이스는 썩 좋지 않다. 타격왕 타이틀을 지켜냈지만 10월 성적은 타율 2할4푼5리(49타수 12안타) OPS .604에 그쳤다. 시즌 막판 컨디션이 다소 떨어졌던 상황.
그러나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없던 힘도 샘솟을 수 있다. 모두가 자신의 능력 이상을 끌어내는 무대. 무엇보다 곽빈을 상대로 올해 6타수 3안타, 타율 5할로 강했다. 올해 만의 적은 표본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손아섭은 곽빈에게 10타수 4안타, 타율 4할로 강했다. 최근 2년간 16타수 7안타, 타율 4할3푼8리의 성적이다. 천적 관계를 내세워 1번 타순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야 하는 역할을 손아섭이 해야 한다.
이제 손아섭의 마지막 한을 풀어낼 기회가 왔다.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 무대부터 시작한다는 게 손아섭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손아섭에게는 한계를 뛰어넘고 이를 다시 악물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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