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스 플랜' 정종연 PD, 새로운 출발선에 서다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더 지니어스’ ‘소사이어티 게임’ ‘대탈출’ ‘여고추리반’ 등 론칭하는 작품마다 마니아팬들을 대거 양성해 왔던 정종연 PD가 ‘데블스 플랜’으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자신의 장기인 브레인 서바이벌 ‘데블스 플랜’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데블스 플랜’은 변호사, 의사, 과학 유튜버, 프로 게이머, 배우 등 다양한 직업군이 모인 12인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으로, 지난 10일 12회 공개를 끝으로 종영했다.
정종연 PD가 넷플릭스와 협업한 이유는 명확했다. 소수의 마니아만 좋아할 프로그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외연 확장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정종연 PD는 이에 대해 “외연 확장에 대한 이슈는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구독자를 제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젯플릭스와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외연 확장을 위해 필요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플랫폼뿐만 아니라 게임 구성에서도 외연 확장에 신경 썼다. 정종연 PD는 “게임의 난이도와 상금 매치도 사람들에게 친숙한 형식을 최대한 빌려서 하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종연 PD는 게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정종연 PD는 “게임과 서사 모두 중요하다. 그렇지만 게임을 조금 더 중요시한다. 결국 서사는 게임에서 파생되는 것이다. 제가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에는 서사를 우선으로 하지 않는다. 게임을 잘 만들어야 서사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게임 난이도를 두고 시청자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게임의 난도가 높고, 설명이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종연 PD는 “게임을 만드는 건 평생의 고민이다. 게임에 누구나 아는 해법이 존재하면 운 싸움이 되니 밸런스를 맞추는 게 저한테는 중요했다”면서 “난이도를 낮추고 싶은 건 저에게 지상 과제에 가깝다”라고 했다.
출연자 구성을 두고도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잇따랐다. 브레인 서바이벌이라는 장르와는 다르게 두뇌 플레이보다 지나치게 연합에 중점을 두는 플레이어들의 비중이 많았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능력이 아닌 연합의 머릿수로 게임을 지배하려는 출연자들의 플레이에 자연스레 비난이 일었다.
사실 정종연 PD가 출연자를 캐스팅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게임 능력치가 아니다. 게임을 통해 변화 혹은 성장할 여지가 있는지를 더 따졌단다. 그렇다고 게임 능력치를 아예 배제한 건 아니다. 게임을 대하는 태도도 정종연 PD가 눈여겨본 부분 중 하나다.
그렇지만 실제 출연진의 게임 양상은 정종연 PD도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다. 특히 준우승자인 궤도의 ‘공리주의’는 정종연 PD도 당황스러웠다. 정종연 PD는 이에 대해 “시즌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공리주의이지 않나. 사실 생각하지 않았던 방향”이라면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공리주의 뒷면에 무언가 있는지 파봤지만 결론은 궤도의 일관된 철학이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정종연 PD는 “그렇다고 (궤도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었다. 당혹스러웠지만 견디면서 했다”면서 “싫어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 또한 새로운 서사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정종연 PD는 가장 인상적인 게임으로 4일 차 메인 게임인 ‘동물원 게임’을 꼽았다. 정종연 PD는 “궤도는 다른 사람하고 경쟁을 안 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1점을 나눠주기 위해 게임하고 경쟁을 하더라. 그게 역설적으로 궤도를 무너뜨리는 지점이 됐다. 각자 자기 생각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궤도의 심경 변화가 일어나는 회차다. 시청자 입장에서 그게 ‘노잼’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캐릭터 서사에 있어서 중요한 게임이 된 건 맞다”라고 했다.
시청자들의 아쉬움과는 별개로 ‘데블스 플랜’은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첫 공개 이후 9월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한국을 비롯한 홍콩, 일본, 대만, 태국, 모로코 등 23개국 TOP 10 리스트 진입 및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부문 3위를 달성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데블스 플랜’의 흥행은 외연 확장을 최우선 과제로 뒀던 정종연 PD의 의도가 통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종연 PD는 “어떤 채널에서 1위를 찍는다는 건 특별하고 신기한 경험이다. 우리나라에서 외국 프로그램이 1등 하는 경우는 많이 없어서 더 신기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렇지만 정종연 PD에게 ‘데블스 플랜’은 계속해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를 남기기도 했다. 정종연 PD는 “외연 확장을 하기는 했지만, ‘조금 더 셌으면 좋겠다’는 두뇌 서바이벌을 기다렸던 사람들의 의견이 많았다. 다음에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데블스 플랜’은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새로 출발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죠. 제가 CJ를 20년 다니다가 나와서 처음 하는 작품이라 여러모로 고민이 많았어요. 회사를 옮기는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잡념이 생기잖아요. 그런 걸 헤쳐나가며 준비했던 작품이라 되게 감회가 남달라요. 마치 ‘지니어스’ 시즌 1 했을 때의 기분이에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데블스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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